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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령 Dec 15. 2024

우리 각자 새끼 챙기자, 엄마

본격적으로 이혼 소송이 시작되었다.

전남편이 나를 압박할 유일한 패



그 사람이 나에게서 돌아서고 나니

집도 차도 돈도 내것이 하나도 없더라.


어떻게든 버텨야 했다

아이와 함께 살려면

마냥 울고만 있을 수 없었다


공장을 다녔다

집에 있는 금반지를 팔았다

당장 이집에서 나가라며 패드립을 일삼는

아이 아빠의 말을 못들은 척 했다




지금에 와서 

그때의 사진을 보면

쌔카맣고 뼈만 남은...

웃고 있지만 눈 속에 영혼은 없는

시체 같은 내가 앉아 있다.




이런 딸의 모습을 보는 엄마의 속은 어땠을까.


어느날 엄마가 말했다.


애 주고 나와라.

너도 살아야 하지 않겠니.

너 아직 젊다.

너부터 살아야지.

잘 키워줄거야.

애는 두고 가자.

딸아.


울지 않았다.

눈물을 억지로 참은 것이 아니라

정말 단 한방울의 눈물도 흐르지 않았다.


엄마

고마워

그런데 엄마 

나 없으면 내새끼는 누가 지켜

나는 내새끼 지킬께

엄마는 엄마새끼 지켜줘

고마워


나는 가게방에 얹혀 살고 반지하에 살더라도

내새끼는 내가 키우겠다 말했다.

돈이없어서 못키운다고?

내가 안먹고 안입으면 그만

꿀꿀이죽을 먹더라도 내새끼는 내가 지킨다 말했다.


그 이후로 엄마는 더이상 애를 포기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 20년 가까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내 옆을 지켜줬다.





오롯이 내가 지킨것

우리 딸




우리 엄마가 지켜준 것

엄마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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