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사람을 상대하다가 부정적이거나 말을 꼬아서 하는 사람, 꼬아서 듣는 사람을 만날 때면 구부러진 못이 떠오르곤 했다. 구부러진 못은 망치로 때려 펴서 재 사용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그래서 아이들 키울 때 처음부터 곧은 못이 되게끔 굉장히 엄하게 모범생틀에 맞춰 키우려 했다.
우리 첫째는 덩치는 또래보다 2살은 많아 보일 정도로 컸고,말은 5세 때가 돼서야 문장으로 말하는 아이가 됐다. 두 돌쯤 됐을 때 처음 했던 말이 "엄마", "아빠"가 아니라 "안돼~, 안돼~, 안돼~" 하며 리듬을 타면서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현관 서랍장을 열어 놓고 다 뒤집으면서 입으로는 "안돼~, 안돼~, 안돼~" 말을 하는 게(너무 늦게 말을 시작해서) 감사하기도 했지만, 말과 행동의 모순이 동시에 일어나는 현장이었다!
그 당시 참 하는 일마다 잘 됐다. 나는 성공과 성과 내는 일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 생각이 모두 맞는 것 같았고 나와 다른 이들은 경험부족으로 성과부족으로 모든 면에서 내가 도와줘야 한다는 교만이 있었기에 나는 참 부지런히, 아주 열정적으로 나의 생각들을 들이부었다!! 하지만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을 내 방식대로 그들을 도왔다! 얼마나 불편했을까? 정작나야말로 구부러진 못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