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취미는 당구이다. 당구의 종류는 크게 3구당구와 4구당구, 포켓볼로 나뉜다. 그 중에 3구 당구에 푹 빠져있다. 유투브도 3구당구 치기 ‘방수좋아 김원섭’을 즐겨본다. 하루에 최소 1시간은 보는 것 같다. 당구를 치면 시간이 정말 잘 간다. 3~4시간은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그만큼 집중력이 있다는 것이다. 당구는 자신이 구상한 대로 와서 맞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거기서 희열을 느낀다. 아내도 당구를 좋아해서 아내와는 주로 포켓볼을 즐긴다.
내게는 당구모임이 세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25년 전 직장에서 만나 모임을 가져왔는데 2년 전부터 남자들만 열흘 간격으로 한 번씩 만나 당구를 즐긴다. 네 명의 당구 수준도 비슷하니 더 재미가 있다. 우리는 편을 갈라 게임을 즐긴다. 게임비 및 식사비도 1:2로 나누어 낸다. 지는 편이 모두 부담하지 않고 나누어 내기에 부담감이 덜한다. 그러나 게임할 때는 모두 너무 진지하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치다보니 시간이 잘 가는 것 같다.
무엇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한다. 다른 아무 잡념이 없이 오직 당구공만 바라보며 당구 큐대를 찌른다. 만약에 근심 걱정거리가 있으면 당구가 맞지를 않는다. 그만큼 예민하다. 미쳐야(狂) 미친다(達)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만 어느정도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당구는 골프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다. 당구장에 16,000원만 내면 하루종일 즐길 수 있다. 모르는 사람끼리도 매너를 지키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3구 당구는 조용하게 진행한다. 4구 당구처럼 시끄럽지가 않아서 좋다.
정년퇴직을 하면서 큐대를 거금 백만원을 주고 샀다. 한번 사면 내가 좋아하는 당구를 평생 내 것을 가지고 친다는 것 때문에 아깝지 않았다. 선수들은 천만원짜리를 가지고 친다는데 겨우 십분의 1로 선수들보다도 더 큰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사람들은 모두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하면서 산다. 오늘의 행복은 어제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또한 내일의 더 큰 행복은 오늘의 노력과 땀에 있다. 그러나 오늘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하려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보는 것이 어떤가. (24.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