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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상 Oct 24. 2024

단풍 여행 1

10월 17일부터 2박 3일간 내 생일을 맞이하여 아내와 함께 설악산 ‘단풍여행’을 다녀왔다. 갑자기 단풍이 어떻게 들까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단풍은 나무의 잎이 더 이상 활동하지 않게 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잎이 활동을 멈추면 엽록소가 파괴되고 자가분해가 진행된다. 엽록소의 자가분해과정에서 안토시안이 생성되는 종은 붉은색 또는 갈색 계열의 단풍이 들게 된다. 안토시안이 생성되지 않는 종은 엽록소의 녹색에 가려 보이지 않던 잎 자체에 들어 있는 노란 색 색소들이 나타나게 되어 노란 단풍이 든다. 가을에 비가 적게 와 가뭄이 이어지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엽록소의 파괴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색깔이 선명해진다.’-위키백과    

 

한계령 필례약수 단풍이 아름답다하여 그곳을 가기위해 서울양양속도로를 이용했다. 평일이라 고속도로는 한산했다. 인제IC를 빠져나와  지방도 고불고불한 길을 가다보니 필례약수에 도착했다. 진입로 400M가 온통 단풍나무숲을 이루고 있었으나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 아쉬웠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 필례약수 식당에 들러 산채비빔밥을 시켰다. 더덕구이는 술 안주로 판다하여 먹고싶었지만 먹지 못했다. 그 옆에 필례약수가 있어 갔었지만 약수가 바닥에 조금 밖에 없었다. 아내가 먹지 말라고 하였지만 나는 한 모금 했다. 나중에 보니 식수로는 부적합하다는 팻말이 작은 글씨로 써 있었다. 이렇게 식수 부적합이면 큰 글씨로 써 놓아 탐방객들이 먹지 못하게 했어야 하지 않을까 못마땅했다. 그러나 이미 먹은 것을 어떻게 하랴.    

 

거기서 한계령휴게소를 향해 좁은 오르막길을 양희은의 한계령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여유있게 운전했다.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언제 들어도 양희은의 목소리는 맑고 시원하고 청아했다. 한계령 휴게소에 이르니 단풍이 절정을 이루었다. 주차장에 차가 빼곡하니 차 있었다. 겨우 빈자리를 찾아 겨우 주차를 하고 내렸다. 전망대에서는 추울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었다. 사진 한 컷 안할 수 없어 찰칵 찰칵...          


우리는 이렇게 날씨가 좋을 때 바다뷰가 좋은 까페로 가기로 하고 낙산에 있는 ‘베이커리까페’에 들러 커피 한잔하니 너무 좋았다. 한 시간 정도 머물다 설악산 한화콘도에 도착하니 시간이 늦어 숙소를 1층으로 배정받았다. 내일이 생일이었지만 오늘 생일 기분낼겸 맛있는 회를 먹기 위해 우리가 단골로 다니던 대포항 부부횟집을 찾아갔다. 2인분 대게와 회 17만원짜리를 시켰다. 언제먹어도 맛있는 비싼 대게와 싱싱한 회를 술과 함께 맛있게 먹으니 기분이 한층 업그레드되었다.      


대포항에 내 초등학교 동창녀석이 사장인 라마다 호텔이 바로 보였다. 5년 전 결혼기념일에 친구가 바다뷰가 너무 좋은 스위트룸을 잡아주어서 묵었던 기억이 새로웠다. 그 친구는 부동산 중개로 돈을 엄청 벌어 그것을 토대로 수익형 호텔을 전국 유명한 관광지에 여러 개를 지어 분양해 성공한 녀석이다. 그 녀석에게 숙소를 구하기에는 쉬운데 돈을 끝까지 받질 않아 미안해서 부탁하기가 어렵다.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계속 들려 와 그곳을 찾으니 돈을 받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설과 무명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젊었을 때라면 한곡조 뽑을테지만 지금은 목소리도 탁하고 낮아 참았다. 우리는 대포항을 떠나기가 아쉬워 한 바퀴를 걸어서 돌았다. 숙소로 돌아오니 컴컴한 밤이 무르익어  어둠이 만물을 삼켜버리고 있었다.      


행복한 사람은 잠자리에서 내일 일어나는 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인다고 한다. 내일은 설악산의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유명한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의 단풍이 어떨까 상상해보니 어서 내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나도 꽤나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 입가에 미소가 머금는다.     

(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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