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분명 어제 침대에서 포근한 이불을 덮고 잠들었는데, 몸이 가볍게 떠오른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조용히 잠든 나와 그 옆에 얼마나 울었는지 눈은 충혈되고 목은 쉰, 나를 껴안은 채 내 머리를 쓰다듬는 남편이 보인다.
내 머릿결을 부드럽게 넘겨주는 그의 사랑 가득한 손길에 행복이 넘쳐흘렀었는데 . 아, 나는 더 이상 이 현실의 일부가 아닌가 보다.
엄마는 내 사진을 눈물로 토닥이고 있다. 아, 속상한 날 엄마 무릎을 베고 누우면 내 등을 쓸어주던 따스한 손길로 하루를 버텨낼 용기를 얻었었는데.
아빠는 내 옷을 품에 안고 조용히 소리 죽여 어깨를 들썩이고 있다. 아, 아빠에게 포옥 안기면 왜인지 모르게 '괜찮아'라고 읊어주듯 위로를 받았었는데.
남동생은 조용히 그리고 무던히 슬픔을 삭히며 내 장례를 준비한다. 아, 역시 피는 못 속인다며, 내 마음을 분신같이 알아차리는 소울메이트였는데.
저 멀리 밝은 빛 한 줄기 아래에 너무나 그리웠던 우리 집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서 있는 것이 나를 마중 나왔나 보다.
안녕.
Carpe diem
오늘을 감사히 보내고,
옆에 함께 있는 내 사람들에게 감사를 보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