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ㅋ
드디어 세계 여행이 시작되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부랴부랴 짐 옮기고 아이들을 깨워 김포 공항에 도착했다.
숙박료를 아끼기 위해 캠핑을 할 거라 짐의 7,80프로가 캠핑 장비였다. 앞으로 저 많은 짐들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지, 아니 다닐 수나 있을지 걱정이다.
공항에 도착 시간은 7시 20분...
비행기 출발 시간은 9시 20분이고 베이징을 경유해 미국 LA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티켓팅을 하려고 섰는데... 이게 웬일...;;
ESTA 비자는 편도가 아닌 왕복 항공권이 있어야 한다고 티켓을 발권해 줄 수가 없단다.
세상에나... 이런 일이...(미쿡은 처음이라 몰랐어요 ㅠ.ㅠ)
미국에서 유럽으로 넘어갈 예정이라 부랴부랴 컴퓨터로 유럽행 티켓을 예약했고(시간은 없는데 왜 이렇게 쓸 게 많은지 ㅜ.ㅜ) 카드로 결재까지 했다.
신랑 로밍도 해야 하고 나도 휴대폰 정지도 시켜야 했는데 티켓 예매하느라 시간이 다 흘러가 버렸다.
바쁘다 바뻐...
그래도 예약은 되었다고 떠서 직원분한테 보여줬는데... 이번엔 티켓 번호가 없으면 발권을 해 줄 수가 없단다... '아, 이런...!'
유럽은 직원이 퇴근할 시간이어서 아마도 확인을 못한 것 같다고 하셨다.
20분 후면 비행기 타야 하는데...ㅜ.ㅜ
그래도 우리가 가는 사이에 승인이 될 거라고 설득했다. 만일에 미국 도착해서도 승인이 안 나면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그 때는 항공사에도 물리는 벌금이 있다고 한다. 그걸 우리가 대신 감당하는 조건으로 발권이 되었고 아슬아슬하게 비행기에 올라 탔다. 휴...
베이징 도착 할 때까지 되어 있겠지.. 하는 초조한 긴장감으로 기도가 절로 나왔다...
베이징에서는 3시간 정도 기다렸다 LA 가는 비행기로 갈아 타게 된다. 비행기 값 아끼려고 경유하는 걸 선택했는데 비행 시간이 길어 경유하면 힘들 거란 생각이 처음엔 들었지만 이 3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dn우리는 미국 가서 벌금 물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뻔했다.
그 후로 우리 가족은 경유 마니아가 되었다는 후문...ㅋㅋ
베이징에 도착해서도 티켓 승인이 안 되어 있었다. 유럽 티켓팅을 대행해주는 캐나다 직원이 전화가 왔다. 예약할 때 입력한 카드가 안 되서 결재가 안 되었다고 다른 카드 번호를 불러 달라고 해서 불러줬는데 전화는 계속 끊기지, 말은 어찌나 빠른지 잘 못 알아듣겠지...
몇 번을 통화하고(국제 통화라고요오 ㅠ.ㅠ) 했지만 새로 불러준 카드도 안 된다고 하는 거 같은데 왜 안 된다는 건지 못 알아듣겠다.
시간은 다가오고 결재는 되어야 하고... 속이 바싹바싹 타들어 갔다. '주님...'
공항 인터넷으로 다시 예약하고 결재해야겠다 싶어 접속했는데 속도가 오메나... 달팽이보다 더 느리다...
그 때 생각난 사람이 지원이 언니!(이 지원이 언니로 말할 것 같으면 영어를 겁나게 잘하는 통역사이다.)
언니한테 전화해서 사정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캐나다 쪽 번호를 알려주고 결국 언니가 전화해서 왜 안 되는지 이유를 알고 보니..
둘 다 해외 결재 승인이 나지 않은 카드여서 은행에 전화해 풀어야 한단다...
아이고... 망했네...
그래서 다른 카드를 찾아 보니(당시 너무 정신이 없어 우리에게 카드가 몇 개 있는 지 파악도 안 되었다.) 다행히도 있었다. 그래서 그 번호를 언니한테 불러주고 언니는 또 그 쪽에 전화해서 결재하고... 그런데 캐나다 쪽하고도 연락이 수월하지가 않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몇 번을 통화하고 연락을 주고 받은 후에야 비행기 타기 30분 전에 완료되었다는 메세지를 받았다.
휴... 그래도 미국에서 쫓겨나진 않겠구나 하고 우리 모두 탈진이 되어 비행기에 올랐다.
신랑 왈... "몇 시간 사이에 10년은 늙은 거 같다."고 했는데 실제로도 그래 보였다 ㅋㅋㅋ
12시간의 긴 비행...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친 상태로 가니 몇 배는 더 힘들게 느껴졌다.
그래도 어쨌든 LA 공항에 무사히 도착!!
도착하면 공항에서 렌트카를 가지고 나오시기로 한 분이 계셨다. 그런데 거기서도 또 문제 발생...
차가 수리가 들어가서 3일 후에나 그 차가 나오게 되어 다른 분을 대신 보내겠다고 하길래 별 수가 없으니 일단 알았다고 기다렸다.
사실은 한국에서 아는 분께서 한 달 보름 정도 차를 무상으로 빌려주시기로 했었다. 그래서 공항에 도착하면 그 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하셔서 차 쓰는데는 문제가 전혀 없을 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1시간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자 연락 해보니 차가 막힌다고... 그래서 1시간을 더 기다렸다.
'아... 피곤하다...'
아이들도 이젠 지치고 지루해서 야단이다. 에공...
'주님, 시작부터 왜 이렇게 꼬이는 걸까요... ㅠ.ㅠ'
2시간이 지나서 차를 가지고 나타나셨다. 그리고 우리가 쓰기로 한 자동차의 현재 상태를 들어보고 우리의 일정에 대해서도 그 분과 간단히 이야기 나누고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렌트카 회사를 찾아가려는데 그 시간이 traffic time이라 가는 길이 엄청 막힌다고 잠깐이라도 자기 집에 들러서 쉬고 출발하자고 하셨다.
그래서 그 분 집에서 잠시 신세를 졌다. 신랑은 30분 정도 편한 침대에서 발 뻗고 잠도 자고...
아이들은 4마리의 강아지들과 미쿡 집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감사하게도 그 분 부인께서 라면도 끓여주시고 밥도 주셔서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아까 했던 질문에 대해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너희들 앞으로도 계속 기도하며 움직여야 한다는 걸 내가 가르쳐 주는 거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과 생각대로 움직이지 말고 걸음걸음 주님께 물어보고 움직이라는 감동 같았다.
그리고 우리가 쓰기로 했던 15인승 밴은 결국 타지 못하고 대신 다른 차를 렌트하기로 했다.
BMW x5... 렌트 비용도 엄청 비쌌지만 그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무한테나 안 빌려주는 거라고 그것도 일주일만 사용하고 반납 후 다시 다른 차로 렌트하기로 했다.
누가 이렇게 비싼 거 빌려주랬나...
우리는 저렴할수록 좋은데...
그런 과정들을 다 겪고 첫날 밤을 묵기로 예약한 곳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었다.
데이터도 없는데다 생전 처음 와 본 미쿡이다보니 1시간 거리의 숙소를 찾아가는데 엄청나게 긴장도 됐고 캄캄한 그 밤에 어떻게 거기까지 찾아갔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아주 마지막까지 애간장을 태우는구나...'
원래 예정대로라면 낮 12시 반쯤 공항에 도착해서 차를 가지고 1시 좀 넘어서 숙소에 도착해 수영장에서 아이들을 놀게 하고 우리는 오후 내내 푹 좀 쉬려고 했었다.
그런데 밤 11시가 넘어버렸다. '아, 이게 뭐야......'
너무 피곤해서 대충 세수랑 양치만 하고 다들 뻗었다. 그런데 난 오늘 일을 꼭 기록하고 싶어 새벽 1시까지 자판을 두드렸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을지... 앞으로 남은 여정은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걱정되면서도 이 기대감은 뭐지...?
'어차피 고생하러 온 거 그래 한번 부딪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