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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지 못한 말

그냥 글이 써졌어

by 민창

오늘 나는 너에게 연락할 용기를 가지기로 했다.

핸드폰 메시지 어플을 켜 너에게 문자를 보낼 준비를 한다.

새로운 메시지를 눌러 페이지를 만든다.

오늘따라 메시지 작성란이 넓게 보인다.

유난히 넓어 보이는 걸 보니, 아직은 용기가 부족한 걸까.

애초에 연락을 해도 괜찮을까.

부담이고 싶지 않은데, 부담 없이 어떻게 연락을 보내야 할까.

아니, 부담이 없는 연락이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건 참으로 서로의 용기가 마주하는 작업이구나.


흐릿해져 가는 마음,

그곳에 다시 용기를 붓는다.

그래도 나는 네게 연락을 해보려 한다.


부담이고 싶지 않은 마음 보다,

네 하루가 평온하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 연락을 해보려 한다.


어떻게 연락을 시작해야 할까.

"잘 지내?"로 시작할까 하다가, 안부도 걱정도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너를 걱정하는 마음이 반갑지 않을 수 있으니 마음은 문장 대신, 온기로 남겨두자.

담지 못하는 말들이 많겠지만, 괜찮으니 마음을 담자.

내가, 우리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의 부피를 줄이고 밀도를 올려 문자를 보낸다.



"


더운 날씨가 많이 풀렸어.

서로 시간 내서 밥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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