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글이 써졌어
가로등의 불빛만 깨어있는 산책로.
가로등을 핑계 삼아 너와 함께 걷던 가을밤.
너는 앞을 보며 "너는 나 대신 죽을 수 있어?" 하고 질문했다.
내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나
생명의 소중함을 대하는 태도를 확인하고 싶었나
너가 바라보는 앞에는 내가 없었다.
나는 너를 보며 "응"이라고 대답했다.
생명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을까.
내 마음을 잘 보여줬을까.
내가 바라보는 옆에는 너가 있었다.
너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그런 사랑이었다.
나를 보고 있지 않는 너.
너를 보고 있는 나.
대신 죽을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