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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라해 Nov 26. 2024

스마일 마스크증후군

내 안의 슬픔과 화해하기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 밝은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 슬픔과 분노 같은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말한다. 실제 감정을 억제한 채 늘 웃는 얼굴로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감정노동자들이나 경쟁에 내몰리는 직장인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스트레스 증상이다. ‘스마일 페이스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 



오늘은 다른 날보다 조금은 가볍게 그리고 여유롭게 일어난다. 미친듯이 달려왔던 저번주와 이번주 유일하게 서울을 가지 않고 집에 남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빠는 회사 엄마는 약속 오늘은 정말 나를 위한 날이다. 방에만 키던 유튜브 뮤직 플레이리스트를 재생시키고 아이패드를 들고 주방에 간다. 늦은 아침을 먹을만한 음식을 찾고 원두를 간다. 그렇게 내 하루를 시작한다. 방해모드 금지를 한다. 책방에서 오는 메일과 브런치에서 내 글을 읽고 라이키를 눌렀다는 알림. 그밖의 연락들이 요즘은 벅차 내가 읽고 싶을때 읽기 위해 방해모드 금지를 킨다. 여유로운 날에 밥을 먹고 유튜브 여행을 한다. 새벽에 축구는 어떤 소식이 있는지, 오랜만에 보는 무도는 왜이렇게 재미있는지. 보다 만 드라마 몰아보기를 다시 마저 본다. 그렇게 알고리즘을 타고 타다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영상이 켜졌다. 가수 '츄'가 나오는 영상이었다. 


츄는 숨도 못 쉴 만큼 먹고 심지어는 먹토까지 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그게 오은영 선생님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라고 말씀하셨다. 엄청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는 츄의 이야기에 그것은 일종의 자해라고 말씀하신다. 먹토까지 하면서, 자신을 다치게 하면서까지 매운 음식을 왜 먹는지에 대해서 츄는 천천히 이야기하다 보니, 밝은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힘을 쓰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본인의 힘든 이야기를 웃으면서 하는 츄의 모습을 보면서 오은영 선생님은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이 의심이 된다고 조심스럽게 말씀을 하셨다. 영상 속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체크리스트가 나와서 나도 한 번 체크를 해봤다. 


1번 : 세상 걱정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2번 : 힘든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웃는다.

3번 : 화나는 일이 있어도 혼자 삭인다.

4번 : 잘못이 없어도 사과한 적이 있다.

5번 : 대화 도중 속마음을 들킬까봐 늘 조마조마하다.

6번 : 누군가를 만나고 오면 집에서 녹초가 된다.

7번 : 집중력이 떨어져 영화 한 편을 끝까지 못 본다.


이 중 본인이 가지고 있는 증상이 4개 이상이라면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을 의심해봐야하며, 이 부분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과 많은 대화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나는 이 중 6개를 체크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렇게 살아가는 줄 알고 있었고, 모두가 이정도 고민은 가지고 살아가는 줄 알았다. 츄에게 건네는 오은영 선생님의 말씀이 모두 나에게 하는 말씀 같았다. 


"진정한 공감이 필요해요."


그게 뭐죠. 진정한 공감이라는 게 뭔지.. 사실 잘 모르겠다.


"솔직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해야 사랑하는 이 일을 더 오래 할 수 있을 거예요."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힘들 땐 힘들다고 말해도 돼"

이 문장이 영상에 나왔을때 본능적으로 아이패드를 껐다. 나에게는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내 안에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당황스러운 감정을 잠시 추스리고 다시 노래를 키고 내 방에 들어왔다. 의자에 앉아 앞에 있는 맥북을 켜 글 작업을 시작했다. 글 작업을 5분 정도 했을 때 무언가가 글을쓰고 있는 화면을 가렸다. 눈물이 고였다. 벅차오르는 감정도 아니고 감동의 눈물도 아닌데, 이건 뭐지.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불쾌하게 요동치는 느낌이다. 당장 일을 해야만 하는 내 의지를 억누른다. 유일하게 쉬는 오늘인데, 오늘은 완벽해야하는데. 준비하지 않은 체 찾아온 낯선 감정은 오늘 하루종일 내 안에 멤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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