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이지만 진심입니다.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이브엔 밤사이 머리맡에 놓일 선물을 기대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어린이날, 생일 그리고 크리스마스. 1년에 딱 세 번, 갖고 싶은 걸 공식적으로 가질 수 있는 그 자체로 선물 같았던 특별한 날. 그중에서도 크리스마스는 성당에 꾸며진 아기 예수님의 구유를 바라보며 여느 특별한 날과는 조금 다른 성스럽고 신비한 기대감을 품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 저는 산타 할아버지께 받고 싶었던 선물로 주로 인형, 책, 수채화 색연필 등을 적어두던 소박한 소녀였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크리스마스에 받았던 마지막 '산타의 선물'인 오르골은 아직도 제 보물창고에 소중히 보관되어 있지요.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지금, 이제는 스마트폰 알림으로 선물이 날아옵니다. "카톡, 카톡! 메리크리스마스!!"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도착한 메시지에는 다정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요즘 산타는 스마트폰을 들고 밤하늘이 아니라 와이파이 속을 날아다니나 봅니다. 순록 대신 AI가 맞춤형 추천을 돕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리운 이에게도 버튼 하나면 순식간에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 말이죠. 디지털 시대, 산타의 진화란 이런 걸까요?
이처럼 스마트폰 세상에서 '비대면이지만 진심이 담긴 선물'을 주고받으며 훈훈한 행복감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던 경험, 누구나 한두 번쯤 있으시죠? 산타의 선물이 머리맡 양말의 추억에서 스마트폰 속 알림으로 바뀐 지금, 우리 모두는 어느새 누군가를 위한 작은 산타가 되어 있습니다. 비록 루돌프도 썰매도 없지만, 마음만큼은 여전히 크리스마스의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슬기로운 선물 생활은 비단 크리스마스나 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비대면과 거리 두기가 미덕이었던 코로나 시절엔 "누구누구 코로나 걸렸대!"라는 소식이 들리면 맛있는 거 챙겨 먹고 기운 내길 바라며 과일, 떡, 마카롱 등을 동네 친구들과 열심히 주고받았었습니다. 포르테 디 콰트로를 덕질하며 만났지만 이제는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된 동생들과는 생일 때마다 서로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마음을 전합니다. 생일날 12시 땡, 하면 동생들에게 카톡이 날아와요. "언니! 생일 축하해요:) 그런데 위시리스트 왜 아직도 비어있어요? 얼른 꽉꽉 채워요~!" 동생들의 성화에 못 이기는 척 신나게 위시리스트를 채워 놓고 잠들면 생일 아침 카톡창에는 선물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선물도 카드도 어쩜 딱 그녀들스럽게 알맞게도 골라 보냈는지. 내가 담아놓은 선물들이지만 랜덤으로 받고 나니 예상치 못한 깜짝 선물처럼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오래 못 보고 지낸 그리운 전 직장 동료의 생일을 위한 핸드크림, 부모님 결혼기념일날 두 분이 데이트하시라고 커피&케이크 쿠폰, 열심히 시험 공부하느라 애쓴 딸에게 보내는 응원의 아이스크림 쿠폰, 늦잠의 유혹도 뿌리치고 방학 특강 성실히 참여한 독서교실 어린이들을 위해 쏘는 편의점 찬스까지.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각양각색의 축하와 사랑을 담아 마음을 전하곤 했었네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카카오톡에서 하루 평균 오간 선물은 60만 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중 가장 선물이 활발했던 날은 빼빼로 데이였고,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설 연휴 직전 등이 뒤를 이었다고 하네요. 재미있게도 크리스마스는 6위에 그쳤다니, 다소 의외의 결과죠.
위시리스트에 가장 많이 담긴 선물 1위는 무선 이어폰이었고, 한우 선물 세트와 립 글로우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한 누적 결제 건수 기준으로 가장 인기 있었던 카톡 선물은 카페·음료·커피 이용권으로, 치킨·야식, 백화점·마트 상품권, 케이크가 뒤를 이었어요.
시간대별로는 오전 9~10시 사이에 선물을 주고받은 사용자가 78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정에서 새벽 1시 사이에도 640만 명이 선물을 보냈다고 합니다. 생일 축하를 위한 선물이 대부분이었을 거라네요.
올해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유통된 브랜드만 8,600여 개, 상품은 무려 66만 종에 달한다고 하니, 이제 카톡 선물하기는 디지털 시대의 ‘일상 속 선물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이런 카카오 선물하기의 진화를 위해 카카오는 최근 AI 쇼핑메이트 기능도 선보였다고 해요. 트렌디한 맞춤형 선물 추천부터, 생일과 연말연시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까지,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카톡 속 ‘선물의 세계’는 점점 더 다채로워지고 있네요.
(참고 기사: '카톡 선물' 하루 평균 60만 개… 가장 많이 선물한 것은? )
거리마다, 마음마다 따뜻한 설렘과 기쁨의 반짝임이 가득한 크리스마스. 여러분은 올 연말에 어떤 선물로 마음을 나눌 계획인가요? 혹은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있었나요? 단순한 교환권이든, 직접 골라 보낸 특별한 아이템이든, 선물의 진짜 가치는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마음에 있겠죠.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이렇게 많은 이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통로가 된 것처럼, 우리도 진심을 담은 작은 선물 하나로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크리스마스이브의 설렘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카톡!” 하고 다정한 인삿말을 건네 보는 건 어떨까요? 선물 아닌 마음이 담긴 인삿말 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한 오늘이 될거에요.
소중한 이들과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시간 나누며, 많이 웃는 하루 보내시길 :)
B. 브런치! 당신을 위한 음악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live/f_pqya6VV8I?si=R-5-PAg-wZVFMul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