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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ll Oct 21. 2024

노가다로 호주 이민하기 #1

Chapter 1. 노가다

소개




나는 왜 이 글을 쓰게 되었을까? 처음엔 ‘이 글을 내가 왜 써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아니다, 이건 나밖에 쓸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어. 그 이유는 10년간 호주에서 노가다를 하며 워킹홀리데이 비자, 학생비자, 졸업비자, 스폰비자, 최종 491비자와 191비자를 경험하면서 호주의 노가다 시장과 비자의 특징들을 나만큼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내가 누구냐고? 간단히 내 소개를 하자면, 학창 시절 나는 공부도 못하고, 그렇다고 놀지도 못했던, 소위 말하는 '찐따'의 표본 같은 아이였지. 남들이 고3 때 수능 공부에 목숨을 걸고 있을 때, 나는 게임 공략을 외우며 더 즐거워했던 사람이야. 현실에선 그리 재밌는 삶은 아니었어도 게임 속에선 나름 만족했으니까.


내가 대학을 간 이유도 단순했어. 남들이 대학에 가니까 나도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방 대학을 선택했지. 특별히 목표가 있던 것도 아니고, 그냥 남들처럼 살아가려고 했을 뿐이야.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사회에 나오니 세상은 내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냉정했어. 당연히 대기업에는 갈 수 없었고, ‘좋소기업’이라고 불리는 중소기업들을 전전했어. 사무실 구석에 앉아 몇 년을 보내다 보니, 한때는 ‘이게 내 인생이구나’라는 체념도 들더라고. 그 와중에 어쩌면 나도 한 번쯤은 뭔가 대단한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자신감에 사업을 시작했지. 결과는... 예상했겠지만 참혹했어. 결국 나락으로 떨어졌고, 그나마 남아있던 자존감마저 바닥을 쳤지.


한국 사회에서 평범한 일반인으로 살아가고 싶었지만, 어디에서도 나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어. 사실, 남들과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큰 약점처럼 느껴졌거든. 그러던 중 우연히 호주에 가볼 기회가 생겼어. 사실 당시 나로선 '이민'이라는 단어조차 낯설었고, 영어도 ABC 수준밖에 몰랐어. 그런데도 어쩐지 이곳에서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이 들었어.


호주에 도착해서는 바로 노가다, 즉 육체노동을 시작했어. 이 일을 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지. 한국에서라면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할, 뭔가 부끄러움이 따르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여기서는 노가다라는 일 자체에 대한 시선이 많이 달랐어. 한국에서 천대받는 일로 여겨지던 게, 이곳에서는 오히려 당당한 생계 수단이었거든. 몸을 쓰는 일이었지만, 그 일을 통해 영주권을 따게 된 것은 나로선 정말 꿈같은 일이었어. 나는 그렇게 ABC만 알던 사람이었지만, 호주에서 노가다를 통해 영주권을 획득한 사람이야. 내가 해냈다는 건 누구든 할 수 있다는 의미야. 내가 겪은 고난과 성공을 통해 당신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싶어.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어.


사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어느 날 우연히 이민 관련 콘텐츠를 다룬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시작됐어. 댓글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더라고. '이민은 쉽지 않다', '도망간 곳에 낙원은 없다', '이민을 하려면 최소 1~2억은 있어야 한다', '영어를 잘해야만 살 수 있다'라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어. 나와는 완전히 다른 생각들이었지. 물론 그들의 말이 틀린 건 아니야. 이민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고,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어. 하지만 그건 이민의 한 단면일 뿐이야. 내가 노가다꾼으로서 경험한 호주의 삶은 그들의 말과는 또 달랐어.


그래서 내 글을 읽으며 사람들이 호주에서의 노가다 이민이 정말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정말로 많은 돈과 뛰어난 영어 실력 없이도 가능한지를 함께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 나는 특별하지 않아. 내가 해냈다면, 다른 누구라도 할 수 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어. 이 글이 당신의 이민 여정에 작은 용기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







Chapter 1. 노가다



1-1. 노가다를 한다니! 너무 부끄러워 vs 노가다가 뭐 어때서?



호주 이민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직업 중 하나가 바로 노가다, 즉 육체노동이야. 그런데 노가다라고 하면, 특히 한국에서 들었을 때, 먼저 떠오르는 감정은 부끄러움이야. 나 역시 처음 노가다를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 바로 그 감정이었어. "내가 여기까지 와서 노가다를 해야 하나?""부모님께 어떻게 말하지?"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노가다를 천대하는 경향이 있어. 삼촌들도 노가다를 하셨는데, 출근할 때 작업복을 입지 않고 정장을 입고 나가시곤 했어. 작업복을 입고 대중교통을 타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생각하셨던 거지.


그런데 호주에 와서 노가다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어. 호주에서는 공사장이나 현장에서 작업복을 입고 당당히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어. 그들은 더러운 작업복을 입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쇼핑센터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해. 여기서는 노가다를 하는 사람이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었어. 오히려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지.


한국에서 노가다는 힘든 노동, 천대받는 직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해외에서는 다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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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건설현장엔 정장보다는 작업복의 인부가 필요하다.


여기는 노가다도 당당한 직업이고,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는 일이야. 중요한 건, 일을 하는 사람이 그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지, 남들의 시선이 아니야.


노가다가 주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빠른 정착이 가능하다는 거야. 기술이나 특별한 자격이 없어도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고, 체력을 기반으로 일하기 때문에 경력이 없어도 금방 적응할 수 있지. 그리고 호주의 건설 현장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높은 임금을 지급해. 노동 강도에 비해 보수가 높은 편이라 금전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어.


하지만, 현실은 쉬운 일만 있는 건 아니야. 아무리 호주에서 노가다가 자부심 있는 직업이라고 해도, 처음에는 힘들었어.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현장에 나가고, 하루 종일 무거운 자재를 옮기고, 몸을 쓰는 일을 하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지. 게다가 처음 시작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니 더 어려웠어.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을 익히고현장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얻게 됐어.


결국, 노가다가 부끄럽고 천한 직업이라는 생각은 한국에서만의 이야기일 뿐이었어. 호주에서는 오히려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일이었지. 힘들어도 매일 현장에서 한 단계씩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며, 나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무엇보다 이 일을 통해 영주권을 향한 길이 열렸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줬어.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 노가다라고 해서 부끄러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도전하라고. 이 일이 나에게도 영주권을 안겨줬고, 경제적인 안정을 줬으니까 말이야. 한 번 부딪혀 보면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두려움은 사라질 거야. 결국 노가다는 내가 호주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던 출발점이었어. 그리고 그 출발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걸 잊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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