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신청 글씨기 대장전
10일차 작가 되기 힘드네
지난 토요일에 4시간은 글을 쓴 것 같다. 슬초브런치 1차 과제로 30줄쯤 대강 썼던 글을 한 페이지 반으로 늘려야 하는데 하얀 여백의 미는 어찌해야 하는지 무서울 지경이었다. 고치고 또 고치고, 살을 붙이고, 또 고치고, 사진 넣고, 작가 승인신청까지 원스톱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2호 방의 책상으로 자리를 옮겨서 작정하고 타이핑을 두드렸다. 아이들은 엄마가 뭘 한다니까 신기한 듯 쳐다본다. 다 늙은 어미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가 않았다. 두 시간이면 된다던 글쓰기는 한 시간씩을 연장하더니 급기야 9시를 넘겼다. 육아를 내팽개치고 방에 처박혀 글 쓰는 마누라에게 꿀맛 같은 라면을 끓여준 남편에게 감사한다. 계란과 새우까지 넣은 특식을 대접받다니.
머리를 쥐어짜 내어 드디어 끝이 났다. 역시 정신노동이 힘든 거더라. 남편에게 육아를 미뤘는데 어차피 이리된 거 난 양치를 하고 이불속으로 몸을 숨겼다.
"여보~고마워. 나 먼저 잘게~"
원래 우리 가족은 10시가 취침시간이지만 오늘은 나만 9시부터 곯아떨어졌다.
글쓰기 요 녀석, 너 보통 힘든 게 아니구나.
그래도 한 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