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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

312일 차 나의 브런치글들은 당신만 안 보고 있다네

by 소곤소곤


웬만해서는 매일 브런치스토리에 글 한 편을 발행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 괜한 시간멊음이라는 핑계 따위는 접어두려고 하는 중이다. 가끔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별 의미도 없는 글을 발행하는 것이 중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것을 글로써 내뱉은 수많은 쌓여있는 글을 보고 있노라면 나의 생각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기도 한다. 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글로 정리해 봤을 뿐인데 말이다.


브런치의 글은 공적인 글이다. 나의 일기장에 꼭꼭 숨겨둔 글과는 다르다. 남편에게 보여줘 봤자 공감되는 말을 듣기 힘들다는 선배작가님들의 의견을 빌어 나의 브런치 글들은 세상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도록 소통의 창구로 열어 놓고 있다. 딱 한 명, 나의 그 만은 나의 글을 볼 수 없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그는 나의 글에, 나의 꿈에 별 관심이 없다. 처음에는 서운하게 생각이 되었는데 지나친 관심은 부담으로 다가오니 무관심이 나에게 더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올해 봄에는 브런치에 발행한 글을 모아서 무려 책까지 출간했다. 우리 집 거실에 내 책이 여러 권 꽂혀있어서 언제든 손만 뻗으면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손을 뻗지 않는다. 부부가 삶의 모든 부분을 공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내가 쓴 글을 읽고 그가 서운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울 때도 있다.

이렇게 난 내 글을 남편에게 공유하고 있지 않다. 그가 내 글에 관심을 가질 날이 오기는 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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