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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은 나의 적

296일차 부담스러우면 실패한다

by 소곤소곤


나는 간호사다. 다시 출근하는 간호사 엄마다.

무슨 일을 할 때 긴장을 하면 될 일도 안 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내게는 환자에게 주사 놓는 일이 그러하다. 보통의 어른 환자의 경우도 그러하겠지만 유독 마음의 긴장도가 높은 소아병원 간호사가 내 직업이다.

어른들의 경우 의료처치의 순간에 협조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주사를 놓을 때 아이들의 경우처럼 떼를 쓰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아주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주사를 맞기 싫다고 도망을 다니는 경우가 있고 복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래서 보호자의 협조가 필요하다. 주사를 맞는 내내 보호자가 아이의 팔을 꼼짝 못 하게 잡아주는 경우는 예사이다.


아이들의 혈관주사를 놓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혈관주사를 놓을 때 긴장감이 맴돌면, 부담스러우면 간혹 실패하곤 한다. 단순히 스킬의 차이이거나 숙련도의 차이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다. 상황이라는 것이 있다.


한 번에 놔주세요.
요기에 찔러 주세요.
이 간호사는 한 번에 놓을 수 있나요?
도대체 몇 번을 찌르는 건가요?


마음의 평화가 필요하다. 스킬이 부족한 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긴장을 하면 될 것도 안 된다.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병원이다. 주사를 두 번에 찌르고 싶은 간호사가 어디 있으랴. 병원이라는 할 일이 많은 공간에서 주사를 한 번에 얼른 놓고 다른 일도 해야 한단 말이다. 솔직히 주사를 두 번 찌르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른다. 퇴근 전까지 할 일이 태산이다. 제발 간호사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 주세요. 너무 긴장되면 더 실수하기도 한답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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