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랍에 한 줄이라도 넣어두자 2. 서랍에 있는 걸 둘러보며 오늘 글쓰기에 주어진 시간을 고려하여 골라보자. 3. 다 못쓰면 저장해 두고 다음에 또 쓰자. 4. 마음에 안 들어도 일단 올리자. 5. 올린 글도 다시 읽어보며 퇴고하자. 6. 나의 솔직한 마음과 생각을 뭐라도 적자.
작가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보니 네이버 어학사전도 들락거리고 인공지능 어플들의 도움도 받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인공지능 말인데요.
저는 뤼튼,라이너, 이런어플의 도움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글쓰기의 재료를 주며 글의 방향을 설정해 주면 아주 수려한 글들을 뱉어내요.
우와 그대로 드래그해서 쓰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녀석들은 저와 다른 문체를 가지고 있어요.
저는 "결"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는데
결이 달라요. 나랑.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나의 문체도 러닝 시킬 수 있겠네요? 흠. 사용법을 더 익혀야겠습니다)
그리고 엄청 유식하게 멋진 말을하는데
읽다 보면 무언가 내가 하고 싶은 얘기와 다르기도 하단 말이죠. 그럼에도 현재의 저보다 잘 쓰는 건 맞아요. 인정.
그래서 던져주는 단어나, 표현, 좋은 문장들은 가져다 쓰기도 합니다.
제 글 중에 현재까지 유일하게 에디터님의 픽을 받아 다음메인에도 오른 덕에 조회수 효자노릇을 하는 글이 있어요.
일명 샤넬 글이라고 불사조 같은 녀석이에요.
참고로 이 글의 후원금은 저의 남편입니다.악역과 사랑꾼을 동시에 맡고 있네요.
에디터님의 픽이 정말 감사하고 글쓰기의 동력이 되는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글쓰기에 힘이 더들어가는 겁니다.
뭘 언제부터 그렇게 잘 썼다고 욕심이 차오르는 거죠.
제 서랍에 재료들이 잔뜩 있는데도
건드릴 용기가 안나는 거예요.
내가 가진 생각이 있고, 하고 싶은 말이 분명히 있어요. 그럼에도 혹시나 내가 지금 적고 있는 글 속의 나와, 실제의 내가 다른 사람은 아닌지 점검하게 됩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는 글은 아닌가 돌아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나의 경험에 대한 글만 써야 하나 싶지만, 한쪽으로 치우쳐진 제 생각을, 또 쓰고싶기도 하다는거죠.
쓰면서 내 생각을 다시 정리하고, 확고히 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어보면 내가 이때는 이런 생각을 했구나 나의 발자취로 남겨지기도 하겠지요.어쩌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며 생각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베이킹소다와 이스트로 부풀려진 빵처럼 굴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어요.
24겹 패스추리이고 싶은데 공갈빵일까 봐 걱정되었어요.
오늘 적은 '서울대'그 글도 아이들이 준 재료로재미있고 짧은 글을 쓰고 싶어서시작했어요. 이런저런 재료 구슬들이 막 굴러오는데 걔들이꿰어지지가 않는 겁니다. 수습은 안 되는 와중에 평소 저의 생각과 글의 내용을 연관시키느라 머리 다 쥐어뜯는 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