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건강검진 숙제완료
올해 연말에 해야 할 일중에 하나가 건강검진을 받는 거다. 두 아이들을 출산한 병원에서 월요일 아침 8시 30분에 건강검진을 예약했다. 전날 밤 10시부터 공복상태여야 해서 그전까지만 전투적으로 먹을수 있어서 10시가 되기 바로 직전에 빵과 두유로 해결했다.
매일 아침에 독서와 운동하는 습관이 일상이 된 나는 빅씨스 언니 홈트와 스쾃 50개 포함해서 공복운동 15분을 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아침에 운동을 너무 무리해서 하면 목이 마를 수 있으니 공원에 가서 러닝 하는 건 포기하고 할 수 있는 만큼의 운동을 하고 간 것이다.
아침 8시 25분에 병원에 도착해서 접수를 할 때, 신분증을 보여주었고 문진표를 작성하라고 하셔서 10장 정도나 되는 문진표를 꼼꼼히 작성했다. 문진표 문항을 보니 뇌졸중,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등 질병으로 진단을 받았거나 약물치료 중인지? 평소 고강도의 운동을 하는지, 근력운동을 하고 있는지 등 작성되어 있었다.
추가 선택 검사로 갑상선기능검사와 골밀도 검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요즘 러닝과 근력운동을 하고 있고 마라톤 대회도 나가고 있으니 골밀도 검사를 하면 어느 정도 수치이고 안심이 될 거 같아서 추가 선택검사를 하기로 한 것이다.
기본적인 건강검진이 끝나고 비수면 위 내시경과 골밀도 검사를 하고 나서 가정의학과에서 상담해야 하는 일들이 남았다. 지하 2층에 비수면 위 내시경을 하러 갔는데 사람들이 많았고 간호사분이 대기가 1시간 걸린다고 하셔서 먼저 골밀도 검사와 가정의학과 상담을 가라고 제안하셨다.
영상의학과에 가서 허리와 다리를 포함해서 골밀도 검사를 하고 가정의학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이 이루어졌다. 검사 결과, 허리와 다리를 골밀도를 검사했는데 정상 수치라고 하셨고 허리 수치가 약간 내려가있다고 하셔서 의사 선생님께서 코어 운동으로 평소에 허리를 강화하기 위해 브릿지와 프랭크 자세를 하라고 추천하셨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건 비수면 위내시경 검사다. 비수면 위내시경 검사는 내가 처음 해보는 거고 무섭기로 악명이 높았다. 비수면 위 내시경은 잠을 자지 않고 깨어있을 때 검사를 하는 거라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 신속하고 검사가 끝나고도 정신이 몽롱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메리트라고 생각한다.
비수면 위 내시경 검사를 하기 30분 전과 바로 검사하기 직전에 약을 2번 주는데 마지막에 먹은 약이 위를 깨끗하게 세척하기 위해 먹는다는데 무언가 먹기 싫은 역한 느낌이 들었다. 어떤 검사실처럼 생긴 방으로 들어가는데 기기들이 많아 보였고 아기를 출산하기 전에 산모가 무통주사 맞는 것처럼 옆으로 누우면서 자세를 취하라고 하셨다.
왠지 모를 불길하고 무서운 느낌이었다. 분위기에 압도되었다고 해야 하나.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기다란 호스가 입과 목을 거쳐서 들어갔는데 부자연스럽고 역겨웠다.
의사 선생님이 "심호흡을 "후~ 해주세요" "너무 후를 세게 하면 나중에 검사 끝나고 목이 아플 수 있어요."
마치 아기를 출산할 때랑 비슷한 상황인 거 같았다. 내가 목이 아프고 찢어질 것처럼 힘들어하니까 " 몇 분 안 남았어요. 다 해갑니다."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이 들렸다. 두렵고 끔찍한 상황이 지나니 "이제 다 됐어요. 입안에서 침이 흐를테니 휴지로 받치세요" 하는데 살아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비수면 위 내시경이 이런 거였구나. 진짜 지옥을 맛보았다."
숨을 고르고 정신을 차린 뒤에 간호사 분이 "비수면 위 내시경이 무사히 끝나고 나서 부드럽고 연한 것으로 음식을 먹으세요."라고 제안하셨다.
그날 날씨가 춥고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죽을 먹는 대신에 국밥집에 가서 순댓국을 주문했다. 뜨끈한 순댓국 국물을 한 숟가락 먹으니 속이 따뜻해지고 담백하고 고소했다.
이런 게 진정 마음의 평화가 아닐까.
이번에 건강검진을 한 계기로 평소에 건강과 운동, 식단을 잘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을 비수면 위내시경이었다. 하지만 2년 뒤에는 또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