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수록 낯선 “그것” = 사랑
혹시, 겪은 적 있나요?
곁에 다가올 때마다 간지러워지는
‘사랑’이란 ‘두드러기‘ 말이죠.
/
굉장히 이상하리 만큼 평화롭고, 단조로운.
보편적인 시간이 흐르던 오후.
한 카페에서 오랜 친구인 K를 만났다.
K는 내게 요즘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들이 궁금하다며 물어왔다.
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별 거 없었어. 정말 그냥 잠이 드는 시간을
제외하곤 바쁘게 지내는 일상적인 루틴이지. “
K는 내 대답에서
기대했던 재미를 찾지 못했다는 듯
미간이 잔뜩 찡그려지는 표정을 보였다.
사실 나는.
내 안에 깊이 품고 있었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그 누구에게도
털어낸 적 없었는데, K에게만큼은
무장해제가 된다는 게 신기했다.
나는 K에게 말했다.
“K야,
나 여태껏 혼자 담고 있었던
고민이 있는데.. 들어봐 줄래..? “
.
.
.
*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자립심과 독립심이 강했다.
누구에게 부탁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었고,
뭐든 스스로 먼저 생각하고
도전해 보는 편이었는데.
그런 자립심과 독립심을 가진 이유 때문인지,
누군가 내게 다가와서 표현해 주는
관심과 사랑이 오히려 불필요하게 느껴져서
불편함을 많이 느꼈었다.
왜냐하면, 그게 굳이 없어도 살아감에
불편함이 없었고. 가령 있다고 해도
나라는 기둥을 거세게 흔들 만큼의
메리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사랑이 낯설면서도 간지러운
어른이 되어갔다.
아니, 그게 나라고 여기면서
굳어진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난 K에게 말했다.
“있지, 나 예전부터 생각해 오던 건데.
너는 누군가가 주는 사랑이나 관심을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이야..? “
K는 나의 질문을 듣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하단 표정을 지었다.
“사랑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좋은 거잖아.
그게 왜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운 거야?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제일 목숨 걸면서도.
대상에게 아낌없이 마음껏 줄 수 있는
감정과 마음의 표현 도구인 걸. “
K의 대답을 듣자,
딱딱한 시멘트 벽에 냅다 머리를 박은 듯한
강렬한 전율이 내 몸의 신경들을 찌릿하게
만들었다.
이윽고 난 대답했다.
“여태까지 마음껏
양에 넘치게 사랑을 받아본 경험도 없었고,
그만큼 사랑을 준 적도 없어서 몰랐었나 봐.
그래서 사랑과 관심이란 건 낯설기만 한,
계절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인
알레르기 혹은 두드러기처럼.
괜스레 간지러웠던 거였어. ”
.
.
.
/ 여러분은 제 이야기를 읽으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
저는 감정이 메마른 타입이라서
표현에 있어 서툰 면이 있답니다.
그런데, 친구와 대화를 하며 느꼈어요.
사랑이란.
낯설게 간지러운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모두에게 줄 수 있는
행복의 결정체란 것을 말이죠. σ̴̶̷̤. σ̴̶̷̤!!
이젠 빈 틈 없이 빽빽하게 잠가놨던
제 마음의 영역을
조금은 느슨하게
열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ᵔᴥᵔ.
우리, 오늘부터 더 열정적으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 또 아름답게 마주하길
[ 오늘의 삽화 ] 사랑의 두드러기
© 여울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