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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상반기 U10...그리고 ing

송파강북 연합팀의 결성과 빛난 투혼

by 미미

U10은 초등학교 3~5학년으로 구성된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매년 전국리틀야구대회 U10은 상반기, 하반기에 각각 1회씩 개최한다. 현재 우리 팀은 5학년 3명, 4학년 2명으로 정원 9명도 채울 수가 없는 상황. 그렇지만 감독님은 출전 기회를 어떻게든 부여잡을 상황을 오랜 기간 동안 고민하시고서는 급기야 일회성의 송파강북 연합팀을 탄생시켰다. 이로 인해 우리 팀 5명과 강북리틀 4명이 원팀으로 출전하게 되면서 아이는 자동으로 주전이 되는 영광을 얻었다.



1차전, 출전만으로 감사한데 첫 승리를 따내다


5월 16일 금요일.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있었다. 오전부터 내린 비는 급기야 전국의 모든 프로야구 경기도 취소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것부터가 하늘의 뜻이었던가, 희한하게 경기도 화성구장에만 오는 듯 마는 듯한 보슬비로 경기는 전혀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1차전 첫 상대팀은 용인 기흥구리틀. 지난 3월 초 가졌던 연습경기에서 우리 U10은 기흥구리틀에게 처참하게 패했다. 이번에 다시 만난 기흥구리틀. 그때의 그 서러웠던 패배감을 되갚아 주고 싶었지만, 현실적 상황을 생각하면 욕심만 앞설 뿐 여러 가지 조건이 아쉬웠다. 강북리틀과 합을 맞춰본 것도 불과 한두 번, 승리를 장담하기엔 실력도 상황도 팀워크도 어느 하나 완벽한 것이 없었다. 역시나 1회 초부터 기선 제압을 한 기흥구리틀. 노아웃 만루에 다행히도 안타를 맞지 않았지만 공이 빠지는 상황에서 2개의 도루로 2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어진 2,3회 모두 추가 실점 없이 잘 막아주었지만 4회 초 아쉽게 1점을 실점했다. 드디어 4회 말 기회를 잡은 우리 팀, 중심 타선의 활약으로 2득점을 하여 2:3까지 쫓아갔다. 5회 말 우리 팀 공격에서 첫 타자 볼넷 출루, 두 번째 타자의 내야 땅볼이 상대편 수비실책으로 노아웃 1,2루 상황을 만들어주었다. 세 번째 타자 역시 유격수한테 막히는 안타를 쳤지만 공이 빠지는 바람에 1득점, 웬일이야 3:3 동점의 원아웃 2루 상황, 이럴 수가 3번 타자의 홈런으로 추가 2득점을 하여 급기야 5:3으로 역전! 무사히 마지막 6회 초를 잘 마무리하여 기적처럼 승리는 우리 송파강북 연합팀이 가져왔다. (리틀야구는 6회까지 진행한다.)


애초 출전여부부터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승리를 전혀 생각지 못했던 터라 1차전의 승리는 그 어떤 경기보다 값졌다. 더욱이 아이가 주전으로 출전한 첫 대회 첫 경기, 짜릿한 승리의 쾌감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이긴 팀만이 치를 수 있는 2차전, 다음 상대는 진주시리틀


1차전 승리의 기쁨에 흠뻑 젖었지만 승리를 확신하기는 무리라는 것을 알고 2차전에 참가했다. 일요일 오후 1시, 진정한 야구의 계절을 알리는 날씨였다. 하늘도 우리의 승리를 기원하는 것이라 믿고 싶을 만큼 봄볕이 너무 따스했다. 진주시리틀과의 2차전, 생각보다 호기롭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결과는 9:5. 이번 경기는 무엇보다 감독님의 촘촘한 작전과 주루코치로 나서준 6학년 주장형의 격려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으리라. 물론 아이는 감독님의 신호를 예의주시하지 못한 채 실책을 하기도 하고, 경기 중 살짝 다친 다리의 통증으로 힘껏 뛰지 못해 결국 아웃을 당한 게 아쉽기는 했다. 하지만 안타 1개를 치고, 번트 성공률을 높이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우리 팀 주장 4번 타자의 3루타. 예전 롯데자이언츠의 외인타자 가르시아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고, 기아타이거즈의 김태군 선수의 느낌도 물씬 흐르는 힘좋은 강타자 덕분에 우리 팀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신입 선수들에게까지 타석 기회를 줄 수 있는 여유로운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오늘은 끝이겠지 했던 3차전, 또 승리를 거머쥐다


3번째 경기를 치르는 송파강북 연합팀. 어느새 합이 잘 맞는 팀으로 거듭났다. 부모님들의 단톡방에는 폭죽 세례가 이어졌고, 예상치 못한 연속된 승리에 이제는 이기자는 의욕이 앞서기 시작했다. 상대는 서초구리틀. 순조롭게 1회 말 공격에서 2점을 낸 우리 팀. 옥타니(성이 옥씨인 선수)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4학년 선수의 홈런으로 안정된 출발을 알렸다. 2,3회 투수전으로 조용히 치른 뒤, 4회 초 서초구의 공격. 아쉽게도 2점을 내주어 동점 상황이 되었다. 6회 말 우리 팀의 공격만이 남은 상황. 선두 타자로 나선 옥타니 선수 안타로 1루 출루, 두번째로 나선 우리 팀의 4번 타자가 고의사구를 얻어 노아웃 주자 1,2루. 이 상황에 나선 우리 아이. 감독님의 작전 지시에 따라 번트 자세! 포수와 투수 사이 떨어지는 번트로 노아웃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6번 타자는 감독님의 작전 지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타격 자세를 취했다. 1구 볼, 2구 볼, 3구 볼, 4구 볼! 포볼로 밀어내기 1득점!! 이렇게 우리 팀은 또다시 승리팀으로서의 환호를 외칠 수 있었다.


드라마 같은 3번의 경기, 그리고 승리의 연속. 아이들은 기쁨에 흠뻑 젖었고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감독님 역시 입가에 미소가 번졌고, 흥분의 도가니 속에서 직접 글을 작성하여 감동의 순간을 멋지게 장식해 주셨다. 우리 팀의 우승 횟수가 483회라며, 500승이 되는 날에는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행사를 열겠다고 누구보다 가장 기뻐하시고 계시는 감독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가오는 목요일, 4차전을 치른다. 어떤 팀과 겨룰지 아직 미정이나 3차전까지의 경기력으로는 어떤 팀을 상대해도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는 감독님의 평가 아래 우승까지를 넘보게 되었다.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송파강북 연합팀. 마운드 위의 너희들 진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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