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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k Nov 20. 2024

<파견일기13> 시골학교 이야기

2017.6.7.

시골학교는

체험학습이 하도 많아서 진도 나가기가 바쁘다.

5월에는 5학년 체험학습이 너무 많아서

온전히 수업만 할 수 있는 날이 딱 4일이었다.

국악체험학습, 영어캠프 일주일, 진로캠프, 환경교실 ㅇㅇ산 체험, 클라이밍 체험 등등.

아이들은 즐겁고 흥미진진한 학교 생활이다.


시골학교에 지원되는 몇 천만원의 예산이

전교생 30명 남짓 아이들을 위해 온전히 사용되다보니

체험학습도 다양하고

학습 준비물부터 교구까지 풍족하다.

위의 체험학습이 모두 공짜일 뿐 아니라

도시락도 학교에서 다 사 준다. ㅎㅎㅎ

그냥 식당에 가서 따뜻한 국과 밥을 먹는다.


학교도 체험학습장과 비슷하다.

뒷뜰 감나무는 가을에 유용한 간식 나무.

2교시 후 중간놀이 시간에 배 고플 때면

뒷뜰에 나가 감 홍시 두 어개 따 먹는다.

텃밭에 심은 오이가 익어서

오늘 간식으로 오이를 깎아 먹었다.

상추는 매일 한 봉지씩 집에 가져간다.

솎아내느라 바쁘다.

과학 실험용으로 구입한 고추 모종이

너무 일찍 배송되어서 일찌감치 화분에 심었는데

학교 터가 좋은지 복도에 내놔도

벌써 열매가 주렁주렁하다.

연휴 보내고 오니 꽃이 지고 고추가 열렸다.


오늘은 관내 우리보다 더 작은 학교에서 공동 수업을 했다.

지난 주에는 우리 학교에서, 이번 주에는 우리가 가서.

나무에 못질해서 연필꽂이도 만들어보고

감정카드로 게임도 했다.

두번째 만나니 정든 친구들이

직접 키운 방울토마토 화분을 선물로 주었다.

그림같은 시골학교에서

정든 아이들과 인사하며 선물 받아들고 나오는데

뭔가 가슴이 뭉클했다.


작고 소박한 곳에 깊은 정과 따뜻함이 있다.

크고 화려한 곳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것일테지.


파견 3년차.

꿈만 같은 시간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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