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은 3학년, 남자 셋, 여자 넷
일곱의 귀염둥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가장 귀염둥이라 쓰지만 금쪽이인 한 명 친구는
1학년 때 “엄마 산소에 가서 울었다”는 내용의 동시를 써서
많은 이의 가슴을 울렸던
순박하고 귀엽게 생겼지만
우렁찬 목소리와 산만한 행동을 가진 아이였다.
알고보니 엄마는 하늘나라가 아닌
이혼 후 다른나라로 간 것이었고,
순박하고 귀여운 2학년을 벗어나
자아를 찾는 3학년을 맞이하는 중이었다.
수업시간에 딴 짓, 엉뚱한 소리, 방향 전환 기술은 기본인데
남탓 천재라서
본인이 잘못한 게 심지어 선생 탓일 때도 있을 정도.
어느 날.
다들 수학익힘책 풀고 있는 가운데
혼자 고개 쳐들고 있길래
나는 눈빛으로
“얼른 풀어라” 를 발사했다.
그랬더니 요 녀석이 “왜 쳐다봐” 눈빛으로
공격한다.
선생은 “눈 깔고 풀어라” 눈빛+ “죽고 싶냐”
입꼬리로 반격했다.
둘의 눈빛발사 전쟁 발발 10초 후
선생이 욕을 할 것 같은 입모양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휴. 하마터면 질 뻔했다.
그 귀염둥이는 점심시간 종이 치고 10분이나 지나서야 급식실로 입실할 수 있었다.
간이 작은 선생은 생각했다.
점심시간을 10분이나 침해했으니 아동학대를 한 것인가?
오늘 그 귀염둥이는 발뒤꿈치가 까졌다는 이유로 등교하지 않았다.
선생은 생각했다.
나의 열정은 옳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