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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k Nov 04. 2024

<파견일기3> 감정분리가 안 되는 선생

2016.5.23

ㅇㅇ이는 얼마 전 원어민 수업 시간에

극적으로 역전 당해 게임 점수를 잃고

그 분을 참지 못하여 책상을 엎었다.

반성하기보다 그 사건을 일러바치는 여학생들에게 되려 화를 내고

더 큰 화로 혼내지 않는 만만한 선생님(나) 앞에서 투정부리듯 반항하다가

결국 본인 입으로

"전 분노조절 장애예요"라며

웃으면서 원어민 선생님께 사과했다.

만만하지 않은 그 아이 행동에

뭐지?? 속상한 마음으로 반나절 보냈다가

행동만 보고 판단하고

행동만 수정하려 한 선생(나)을 발견했다.

ㅇㅇ이 마음에 있는 분노를 제대로 읽어주지 못했구나!


그래서 ㅇㅇ이 엄마를 모셨다.

ㅇㅇ이 어머님은 작년 선생님의 이야기에 의하면 학부모 공개 수업 한 시간 내내

뒷자리에 앉아 껌을 쫙쫙 씹으셨던 분이다.

강하고 힘 센 이미지의 ㅇㅇ이 어머님은

오늘 많이 우셨다.

남편에게 사랑받고 싶은 여자일 뿐이었던 어머님은

ㅇㅇ이 낳고 한달만에 ㅇㅇ이를 업고 자장면 배달을 하셨고

남편의 폭언에 상처입어

한 맺힌 여자였다.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여기가 너무 아프다며

미어지는 가슴을 쥐며 우시는 어머니였다.

ㅇㅇ이는 엄마에게 무차별 욕을 하는 아빠에 대한 분노와 엄마에 대한 연민이 있을 것 같다.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생각이 많아진다.

내가 어느 선까지 도와주어야 할까?

난 왜 이러고 있나??

나의 사명은 무엇이고

이곳에 나를 부르신 뜻은 무엇일까??


그런데 그 어떤 것보다

감정 분리가 잘 안된다.

아프다.

그래서 이렇게 주절거린다.

정리도 안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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