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자유시

섬, 일몰

코타키나발루

by 열목어



치익 치익 붉게 오는 바다

해가 물에 닿은 소리를 해변까지 끌고 온다


고개를 움직여야 눈에 담기는 수평

수증기 물씬 구름이 되는


가라앉은 저 아래에서도

무던히 빛을 피워 올려


빨강 선홍 주황 파랑 회청을 섞고

입 벌린 조개 안, 품긴 진주에 연분홍을 입혀


갈색 피부를 한 여인의 볼에

애련을 물들였다


서쪽을 잠시 가졌고

가슴을 온통 뒤집고


섬의 눈들에는 열꽃을

섬의 밤 꿈엔 잦은 맥박을 넣고 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을 운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