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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내 안의 이상한 아이

by 안이서

베르베린

지방 세포 생성 억제, 식욕 억제 효과 일부 보고됨.

식후 혈당을 낮추며, 복부 비만 개선에 좋다는 사례도 있음.


애플사이다비니거

포만감을 높이고, 탄수화물 흡수를 늦춰줘서 식욕 억제에 도움.

“ACV + 식단 관리 + 운동” 조합이면 지방 감소 효과도 있음.


가르시니아

1. 지방 합성 억제

핵심 성분은 HCA (Hydroxycitric Acid)

이 성분이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억제.

2. 식욕 억제 효과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서 기분 안정 + 식욕 감소 효과.

특히 스트레스성 폭식 줄이는데 도움 됐다는 사람들 많음.

3. 체중 감소 보조

식이조절 + 운동 병행복부 지방 감소에 도움 됐다는 연구도 있음.


페라놀정

식욕 억제 보조제


내가 이것들을 섭취한 지 두 달이 넘었다.

눈으로 확인하는 몸의 변화, 없더라? 이놈의 뱃살 꼴 보기 싫어 미치겠다.

혹시나, 줄자의 수치는 내게 기쁨을 주지 않을까 싶어 허리 사이즈를 재 봤다.

에게~, 0.5인치? 이 정도는 화장실만 시원하게 갔다 와도 줄어든다. 젠장, 두 달 동안 들인 돈이 얼만데…….


“와, 진짜 슬프다.”

라고 했더니 아들 녀석이 인상을 팍 쓰며 하는 말이,

“그냥, 술을 끊어.”

내가 그 말 나올 줄 알았지. 왜냐하면 ‘정답’이니까. 근데 아들아,

“내가 술을 끊을 수 있었으면 벌써 끊었지. 못 끊겠으니까 다른 보조제를 먹은 거 아니겠냐?”


이 말은 내 사랑하는 가족들을 아프게 하고, 짜증나게 하고, 좌절하게 하는 변명이라는 걸 안다. 아마 술 마시기 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처음에는 내가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음주가 유일한 안식이라고 믿었다. 가족들에게 그렇게 어필하기도 했다.

“하루 종일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알아? 집에 와서 텔레비전 보며 한 잔 마시는 게 내 유일한 낙이야.”


중독인 사람들은 그 중독이 자신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짓을 계속 해야 하는 핑계를 댄다. 매 순간 두 개의 자아가 치열하게 싸운다.

“오늘은 넘어가지 말자.”

“오늘까지만 하자.”

내 내면의 전쟁을 다른 사람들은 모른다.

“그냥 안마시면 되잖아. 그 쉬운 걸 왜 안 해?”

몰라줘서 섭섭한 게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은 내가 겪고 있는 이 어려움을 몰라야 한다. 만약 누가 알게 된다면 그도 같은 경험을 했다는 말이 된다. 그런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음주일기’인지, ‘금주일기’인지 몇 개월 전부터 진지하게 쓰기 시작했다.

‘금주일기’를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내용은 대부분이 ‘음주일기’였다.

다음 날 겪어야 하는 저조한 컨디션, 흉물스러운 뱃살,

“오늘은 안 마실 거야!”라고 선언해 놓고 실패한 후 겉으로는 뻔뻔한 자세 유지하지만, 속으로는 자괴감에 빠진 모습.

안마시겠다는 의지를 퇴근 1분 전까지 불태우다가, 술을 집어 들면서 의지의 불 위에 물 퍼붓는 그 찰나의 순간, 짧은 좌절감이 뒤통수를 후려치고 지나간 후 스스로에게 마셔야만 하는 이유를 늘어놓는…… 내 안의 이상한 아이.

그런 내용의 글,

일기장에 쓴 전날의 글을 복사해 오늘의 일기에 붙여 넣는 짓거리를 몇 달이나 계속 했다.


언제부터인지 그 짓거리들에 지치기 시작했다.

나를 좌절시키는 이상한 아이의 희미했던 존재감이 점점 더 확실하고 구체적인 형태로 느껴졌다. 그 아이에게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속수무책으로 제멋대로인 녀석 앞에 무릎을 꿇었는데, 왜 그렇게 사는지 막 분노가 일기 시작한 것이다.

‘이 씨굴탱이, 4가지 없는 시끼, 버르장머리 없는 Xbaby! 짜증나게 감히 나를 굴복시켜?’


그래서?

녀석을,

내 앞에

꿇려야겠다.


술. 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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