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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딸깍이 Dec 09. 2024

욕 하는 엄마라서 미안해.

/ 시벌로마(施罰勞馬)와 족가지마(足家之馬) / 

2024.12.3 이후, 대한민국에서 마음 편한 사람이 있을까.

절박함에, 이 엄청난 일을 저지른 그는 마음이 편할까.


주말 내내 편치 않은 마음으로 딸들과 함께 뉴스를 보았다.

힘들게 딸들을 꼬셔서 함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했었던 엄마,

다른 무엇보다 역사가 중요하다고 큰소리치는 엄마,

나름 역사의 쓸모를 강조했던 엄마였는데,

분노와 답답함을 참지 못해 육두문자를 날리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딸들아, 욕 하는 엄마라서 미안해.


아이들과 같이 현대사를 공부하며 안타깝다고 밖에 표현하지 못했던 4.19-5.18-6.10...

다신 없을 줄 알았던 일이 2024년 12월에 일어나다니.


딸들아, 이제는 정말 앉아서 TV만 보고 욕하고 있을 수 없어 엄마는 오늘 저녁엔 좀 나가야겠다.

한마음으로 똘똘 뭉친 뜨거운 그곳으로! 


오늘 우연히 알게 된, 죽을 때까지 잊어먹지 않을 두 가지 고사성어 알려 주고 나갈게. 잘 들어.

엄마가 누군가에게 절대 욕하는 거 아니야. 절대 절대.




"시벌로마 -  施(베풀 시), 罰(벌할 벌), 勞(일할 로),  馬(말 마)"

 : 열심히 일하는 부하직원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 직장상사에게 하는 말


중국의 당나라 때 일이다. 한 나그네가 어느 더운 여름날 길을 가다가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였다. 한 농부가 밭에서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자꾸만 가혹한 채찍질을 가하는 광경을 본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나그네는 말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농부에게 "열심히 일하는 말에게 왜 자꾸만 채찍질을 가하는 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농부는 자고로 말이란 가혹하게 부려야 다른 생각을 먹지 않고 일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남의 말을 놓고 가타부타 언급할 수가 없어 이내 자리를 뜬 나그네는 열심히 일하는 말이 불쌍하여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장탄식과 함께  "아! 施罰勞馬 (시벌로마)" 한 마디를 내뱉었다 한다. 이후로 세월이 흘러 훗날 이 말은 후세 사람들에게 이어져 주마가편(走馬加鞭)과 뉘앙스는 약간 다르지만 상당히 유사한 의미로 쓰였다 한다. 



"족가지마 - 足(발 족), 家(집 가), 之(갈 지), 馬(말 마)" 

: 분수에 맞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쓰는 말


중국 진나라, 어느 마을 사람들의 성씨(姓氏)는 신체의 일부를 따르는 전통이 있었다. 대대로 귀 가 큰 집안 은 이(耳)씨, 화술에 능통한 사람을 많이 배출한 집안은 구(口)씨와 같은 식이다. 그곳에 수(手 )씨 집안이 있었는데 그 집안은 대대로 손재주가 뛰어난 집안이었다. 이 수(手)씨 집안에는 매우 뛰어난 말 한 필이 있었는데, 이 역시 수씨 집안의 손재주에 의해 길들여진 것이었다.


어느 날  도적들과의 전쟁에 수(手)씨 집안의 큰아들이 이 말을 타고 나가 큰 공을 세우고 진시황으로부터 벼슬을 받았다. 이것을 본 앞집의 족(足)씨 집안에서는 "손(手) 재주나 우리 집안의 발(足) 재주나 비슷하니 우리도 말 한필을 길러 봄이 어떨까?" 하며 말 한필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한 달 후 도적들이 보복을 위해 마을로 내려왔다. 이를 본 족씨는 아들에게 "어서 빨리 수씨 집안보다 먼저 우리말을 타고 나가거라" 하였고, 족씨 집안의 장자는 말을 타고 나가다 대문의 윗부분에 머리를 부딪쳐 어이없게도 죽고 말았다. 이를 본 족씨는 통곡하며 "내가 진작 분수에 맞는 행동을 했다면 오늘의 이 변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을..." 하며 큰 아들의 죽음을 붙잡고 통곡하였다. 이때부터 세인(世人)들은 분수에 맞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족가지마(足家之馬)"라고 말한다.   

 

[출처 : 네이버 검색&편집]

                    

[뉴시스 기사 사진]


웃지 마쇼.

'웃는 낯에 침 뱉으랴'라는 속담은 모르겠으니.


시벌로마의 사회를 거부한다.

그대, 족가지마.


※ 이런 글과 사진을 내 브런치에 남기고 싶지 않았는데, 빨리 발행 취소하는 날이 오겠지.

그래도 나와 같은 마음인 누군가가 읽고 한번 웃어주고 가기를 바라본다.




욕 같은거 모르는 고상한 여자로 살고 싶다.

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이고, 어른이고 싶다.

단단히 무장하고 정말 나가 보련다.


엄마 부탁하나 할게, 들어줘.

안된다고 해도 욕하지 않을게.


"딸아~ 라이즈 응원봉 좀 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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