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매거진 탄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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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아이들 사진을 남기고자 시작했었던 블로그, 짧은 글 뒤에 붙인 몇 가지의 기호들로 더 이상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달라지고 싶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뭐라도 끄적이고 있을, 미래의 나를 위해 한 달 전 브런치 스토리 작가에 응모했고, 두 번의 낙방 끝에 '작가'라는 이름이 허락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나만의 공간도 생겼다.
작가에 합격하고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좁은 대한민국 땅덩이에 능력자들이 왜 이리 많은 건지.
대한민국에는 노래 잘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었다.
어쩌면 노래 잘하는 사람보다 글 잘 쓰는 글쟁이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브런치 스토리 속 말랑말랑한 감성과 긴 글을 자랑하는 이들 속에서 나는 부끄러운 3개의 글 발행을 겨우 마쳤고, 매거진을 만들며 고심하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1년 뒤에도, 3년 뒤에도, 그 후에도 쓰는 사람으로 남아 있게 될까?
결론은 '누구보다 나의 부족한 실력을 알기에 글감 찾아 삼만리부터 하자.'
이 매거진에 일상에서 찾은 글감을 짧게 시(詩)로 남기고,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같이 읽고, 쓰며,
그렇게 쓰인 짧은 글쓰기가 독(毒)이 되어 긴 글을 쓰는 실력으로 이어지지 못할지언정 이곳을 글감창고라고 생각하고 남겨보려 한다.
시(詩), 발전하는 중 : 독(毒)
그래서 탄생한 나의 첫 매거진 이름은 시(詩), 발전하는 중 : 독(毒) 되시겠다.
뭐지? (꿈보다 해몽이 좋은) 이 감성!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매거진 관리-이름에는 한자도, 특수문자도 안 들어가네. 아뿔싸.
첫판부터 꼬이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글로만.
시 발전하는중 독
시발 전하는 중독
시 발전하는 중독
그야말로 이거 뭥미다. 어떤 걸로 해도 별로다. 느낌이 안 사는구먼.
욕 하는 거 같지만, 어쩔 수 없다. 일단 만들고 보자. 또 미루면 언제 매거진을 만들게 될지 모르니.
빈틈없이 일단 가는 것으로. '시발전하는중독'
매거진 이름엔 빈틈이 없어도 내가 써 내려갈 글들에는 분명 빈틈이 아니라 큰 구멍이 숭숭 뚫려 있으리라.
이제 시작인 지금에 너무 완벽하려 하지 말자, 힘 빠지니까.
하지만 무조건 쓰자. 결국 서랍 속에서 나오지 못하거나 휴지통으로 사라질지라도.
쓰고 있는 일상에 감사하며 비록 나의 통장엔 잔고가 얼마 없어도, 글감 창고에는 수많은 글감들로 가득 찰 날을 꿈꿔본다.
역시나 지금 이 글도 급마무리 되고 있음을 느끼지만, 첫술에 배부른 소식좌가 아니기에 나의 첫 매거진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무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