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어쩌면 얇고도 긴 인연

내밀인의 영화 노트

by 우수수

Past Lives

셀린 송 감독/ 2024/ 미국, 대한민국


엔딩 이미지가 있습니다.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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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제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영화.

'인연'이라는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려봤을 법한 질문.

"인연이란 정말 존재하는 걸일까"

"그때 우리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영화는 과거와 현재, 한국과 미국, 그리고 침묵과 언어 사이를 천천히 오가며

그 어딘가에 남아있는 인연의 흔적을 따라간다.

색감과 구도, 인물 간의 거리까지

모든 것이 절제되어 있어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오래된 기억처럼 흐른다.


한국어를 이해하는 입장에서

일부 대사는 오히려 너무 직설적으로 다가왔다.

차라리 한국말을 몰랐다면,

그 여백과 침묵에 더 몰입할 수 있었을까.

외국인의 시선에서는 오히려 '한국'이라는 정서가

새롭게 다가오는 감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 여자를 진득히 기다리는 한국인에 대한 일종의 로망으로도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셀린송 감독은 이동진과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침묵 속에도 대화는 존재하고, "와, 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는 흔치 않다"라고.


영화 속 아서는 처음으로 울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서는 그것으로 원하는 것을 얻게 된 것이다. 본인은 참여할 수 없던 과거, 함께 공유하고 싶었던 12살짜리 울보 아내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된 것.

셀린 송 감독은 화날 법도 한 상황에서 아서는 절대 화내지 않고 나도 한국말을 배워야지 하는 마음이 애틋했다고 한다.


또한 감독은 "해성과 아서, 두 사람은 서로 나영이를 열 수 있는 다른 열쇠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나영이 스스로를 열 수 있도록 조용히 자리를 내어준다.


어쩌면 이 영화는 '인연'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면을 받아들이고 자리를 내어주고 기다려주는 태도에 대하여,

말보다 여백으로, 설명 보다 거리감으로. 침묵 속에서 이어지는 관계의 방식에 대하여 얘기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https://youtu.be/5pOyrvgLuEc?si=smLUFsf4Ui419Sj8

노래가 참 좋다. 제목도 어떻게 'Quiet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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