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을 세우는 일

지성으로 재고, 지혜로 덜어내어 품격으로 중심을 세우다

by 정성균

낡은 지도를 버리고 삶의 좌표를 다시 세우는 일에 관하여


사람의 삶을 떠받치는 뼈대는 지성, 지혜, 그리고 품격이다. 모든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제 모습을 지키려 분투하듯이, 사람 또한 배우고 덜어내는 과정을 거치며 제 몫의 향기에 이른다. 불필요한 언어는 걷어냈다. 삶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이가 지녀야 할 단단한 기준을 여기 적는다.


지성의 확장


지성은 재는 일이다. 지도는 제 발로 직접 걷는 자만이 누리는 자유에 가깝다. 알지 못하면 사랑하기 어렵고, 재지 못하면 지켜내기도 쉽지 않은 법이다. 그러므로 지적 성장은 무지의 틈을 파고드는 한 줄기 희망의 빛과 같다.


구분하는 힘은 재는 행위에서 시작된다. 길이를 가늠하고 각도를 따져 모르는 부분을 채워 넣는 실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중장년에게 배움이란 단순한 정보 습득을 제쳐두고, 내 삶을 새롭게 발견하는 즐거움 그 자체다. 수십 년간 사용해 온 낡은 지형도의 오차를 수정하는 작업이며 고착된 편견의 껍질을 깨뜨리는 ‘생의 재측량’이기도 하다. 안개에 가려진 영토 위에 현 위치를 표시하며 사물 사이의 바른 거리를 확정하는 과정은 나를 다시 세우는 기분 좋은 수고가 된다. 정확한 기준을 세워야만 세상과 나 사이의 거리를 제대로 정할 수 있다.


서가 앞에 선다. 손때 묻은 책 등을 하나씩 짚어보며 먼지를 털어낸다. 지성은 이 무성한 활자의 숲에서 내 삶에 실재(實在)하는 문장을 골라내는 선별의 작업이다. 유행 지난 이론과 화석화된 지식을 과감히 밀어내는 선택을 통해 삶의 방향은 더 또렷하게 다듬어진다. 지성은 막연한 짐작을 명확한 사실로 바꾼다. 깨어 있는 이에게 세상은 변화하는 바람과 땅의 기운이 빚어낸 정교한 생존의 기록으로 읽힌다.


인식의 선명도가 높아지면 마음의 크기도 함께 커진다.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객관적 근거가 여기서 마련된다. 세상의 틀을 깊이 들여다보는 자는 시대의 흐름과 욕망을 선명하게 읽어낸다. 정확히 아는 힘은 남을 배려하는 바탕이 된다. 묻고 싶다. 당신이 붙잡고 있는 기준은 누구의 것인가. 삶의 결을 결정하는 진실은 세상의 시선이 아닌 오직 나의 내면에서 완성된다. 낡은 습관에 기댈 것인지, 매 순간 새로운 발자국을 내디딜 것인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지혜의 심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정성균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삶의 현장에서 건져 올린 생각과 마음의 결을, 책 속 문장과 함께 조용히 전합니다. 스친 만남이 믿음으로 이어져 각자의 하루에 힘을 더하는 장면들을 담담히 써 내려갑니다.

65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9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