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여기는 어디쯤이려나
산 비탈길을 지나
강을 건너
모래밭 이곳에 닿았는데
선인장 하나 심겨지지 않은,
오아시스 하나 없는,
온통 모래뿐인 이곳
이곳은 어디쯤이려나
인적 없는 길만 골라왔으니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가끔 내게 등을 비비던
길고양이조차 보이지 않는다
작열하는 태양과
그 빛을 반사하는 모래 알갱이들
그늘 하나 없이 맨몸으로
나는 사막의 따가운 낮과
시린 밤을 마주한다
살아서 돌아오라고
꼭, 몸 성히 돌아오라고
말하던 이는 누구였나
떠나기로 결정한 날
끝까지 나를 말리던,
그이는 누구였나
뜨거운 햇빛에 영혼까지 녹아
나는 어제의 일도 기억하지 못한다
차가운 달빛에 영혼까지 얼다 부서져
나는 그이들의 모습까지 잃었다
여기는 어디쯤이려나
흙먼지 날리며
부리나케 뛰다 멈춰 선
모래밭 이곳은
나는 떠나는 중이었는가,
돌아가는 중이었는가
태양과 달밖에 보이지 않는
이곳은 어디쯤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