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바람같이 시간은 흐르고
붙잡을 수도 없이
휑하니 날아갑니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은
살아온 인생보다 많기에
저는 두렵습니다
어느새 어른이 되어있는 제 모습,
아직 속은 작은 어린아이인데
세상은 제게 어른의 짐을
짊어지게 하려 합니다
왼손에 쥔 것을 위해
오른손에 쥔 것을
내려놓을 줄 아는 것이 어른이라는데
제 두 손은 꽉 차 있습니다
어느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면 둘 다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시간의 흐름이 야속합니다
저를 업어주시던 아버지와
안아주시던 어머니가
이제는 저를 짊어지기가
힘에 부치신다는 것을 압니다
이제는 제가 아버지를 업어드리고
어머니를 안아드려야 하는데,
두 분께 든든한 기둥이
되어드려야 하는데
철들지 못한 제게는
아직 너무 버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