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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혁 Dec 26. 2024

어른

에세이 

바람같이 시간은 흐르고

붙잡을 수도 없이

휑하니 날아갑니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은 

살아온 인생보다 많기에

저는 두렵습니다

어느새 어른이 되어있는 제 모습,

아직 속은 작은 어린아이인데

세상은 제게 어른의 짐을

짊어지게 하려 합니다

왼손에 쥔 것을 위해

오른손에 쥔 것을 

내려놓을 줄 아는 것이 어른이라는데

제 두 손은 꽉 차 있습니다

어느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면 둘 다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시간의 흐름이 야속합니다

저를 업어주시던 아버지와

안아주시던 어머니가

이제는 저를 짊어지기가

힘에 부치신다는 것을 압니다

이제는 제가 아버지를 업어드리고

어머니를 안아드려야 하는데,

두 분께 든든한 기둥이 

되어드려야 하는데

철들지 못한 제게는

아직 너무 버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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