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테이블을 두드리는 것은
맑은 눈으로
피아노를 치는 것과 다르지 않아
결국 끝난다는 것이 같으니까
입을 막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은
맑은 목소리로
크게 노래를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아
결국 들썩인다는 것이 같으니까
하얀 드레스를 찢어
밧줄을 만들었어
결국 묶이는 건 같으니까
검은 정장을 찢어
손수건을 만들었어
결국 우는 것 같으니까
추억의 빗물이 몰아치고
태풍 중에서도 사랑은 불어나는데
왜 나는 하얀 꽃의 안위를 걱정할까
한 송이의 아픔이
텅 빈 새장 속에 있었던 것만 같아
나는 모든 꽃들과 새들의 머리에
하얗고 검은 천을 덮어놓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