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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혁 Dec 11. 2024

꽃이 피어난 새장

에세이

눈을 감고
테이블을 두드리는 것은

맑은 눈으로
피아노를 치는 것과 다르지 않아

결국 끝난다는 것이 같으니까

입을 막고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은

맑은 목소리로
크게 노래를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아


결국 들썩인다는 것이 같으니까

하얀 드레스를 찢어
밧줄을 만들었어
결국 묶이는 건 같으니까

검은 정장을 찢어
손수건을 만들었어
결국 우는 것 같으니까

추억의 빗물이 몰아치고
태풍 중에서도 사랑은 불어나는데
왜 나는 하얀 꽃의 안위를 걱정할까

한 송이의 아픔이
텅 빈 새장 속에 있었던 것만 같아
나는 모든 꽃들과 새들의 머리에
하얗고 검은 천을 덮어놓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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