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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혁 Dec 10. 2024

유화 (油畵)

에세이

먼지가 나비처럼 나풀거리면
먼지가 나비가 된 것인가요
먼지는 계속 먼지일 텐데
나비처럼 나풀댄 데도 먼지일 텐데

침묵이 미소처럼 남겨진다면
침묵은 미소가 된 것인가요
침묵은 계속 침묵일 텐데
미소처럼 일렁인대도 침묵일 텐데

무정한 하늘은
오직 비나 눈으로만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고

무정한 그대는
오직 눈물, 눈물로만
그대의 마음을 일러주네

그대의 눈물은
너무나 차갑거나
너무나 뜨거운 것이라
나는 그대의 눈물을 볼 때마다
적응하지 못하고 화들짝 놀란다네

별을 좇는대도
별을 쫓아낸대도
별은 그 자리에 있어
나는 밤의 별자리를 볼 때마다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고 눈을 감네

너가 울게 되리라는 말은
내가 울고 싶다는 말이에요

너가 후회하게 될 거라는 말은
내가 후회하고 있다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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