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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Tang Oct 28. 2024

글입니다.

이것은 글입니다.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기에 존재 중에 있습니다.

존재 중에 있는 이 글은 존재하지 않는 당신은 읽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존재하지 않는 글을 적고 있는 저는 존재함에 글을 적고 있습니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글을 적고 있기에 저의 존재 또한 위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존재하지 않는 글의 과정을 읽고 있는 당신은 분명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존재하는 우리 눈앞의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존재하지 않는 우리 뒤편의 사람들은 언제서부터 존재할지도 모릅니다.

존재하고 존재하지 않는 굴레는 언제부터인가 존재하는 사람들에겐 공포의 존재가 돼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은 존재하는 행위자체가 공포의 존재가 돼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척하는 사람들에게 존재를 주어서는 되는 걸까요.

존재하는 척 하지만 존재하지 않고 있는 너희들에게 존재의 의미란 무엇인가요.


존재하지 않는 문 뒤편의 당신은 문의 촉감을 느끼고 있을까요.

재 등에 붙어있는 차가운 문의 온도는 저로 하여금 따뜻해질 수 있는 걸까요.

그 따듯함이 전해질수만 있다면 당신의 존재는 제 온도로 정의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뜻하고 차가운 이 영원의 굴레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의미를 흐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들의 차가움과 그들의 따뜻함 그 중간에서 우리는 떠나고 다가오는 것만 같습니다.

우리들의 폭력성과 그들의 포용력 그 중간에서 우리는 화해하고 비난하는 것만 같습니다.


언젠가부터인가 부서져버린 우리들의 장막은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를 없애버린 건 아닐까요.

이 세상 모든 것이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중간의 구멍에 빠져나오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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