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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성 Jan 06. 2025

글쓰기에서 디테일이 중요한 이유

글을 살리는 디테일, 왜 중요한가?

글을 쓸 때마다 큰 줄기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의 전개, 매력적인 결말, 혹은 멋진 주제에만 집중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 깨달았습니다. 글이 살아 숨 쉬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디테일이라는 것을요. 디테일은 단순한 이야기를 생생한 경험으로 바꿔줍니다. 독자가 글을 읽으며 눈앞에 장면을 그릴 수 있게 만드는 힘은 디테일에서 나옵니다.

한 여름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그날은 정말 더웠다"라고만 썼습니다. 하지만 그 문장은 제 머릿속에 분명히 남아 있는 그 순간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써보았습니다. "해가 머리 위에서 뜨겁게 내리쬐었고, 땀이 이마를 타고 흘러 목덜미까지 흘렀다. 내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은 녹아 손바닥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디테일을 추가하니 단순히 "더웠다"고 말하는 것보다 그 순간을 훨씬 더 생생하게 그릴 수 있었습니다.

디테일은 글을 감각적으로 만들어줍니다. 우리가 느꼈던 다섯 가지 감각을 글에 담는 순간, 독자는 그 이야기에 몰입하게 됩니다. 커피 한 잔을 예로 들어보죠. 단순히 "커피를 마셨다"라고 적는 대신, "따뜻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쌉싸름한 향이 코를 간질였다. 첫 모금을 삼키는 순간 입안에 남는 고소함과 쓴맛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라고 적으면 그 장면은 더 생동감 있게 다가옵니다.

물론, 디테일을 추가하는 일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닙니다. 글을 쓰기 전에 잠시 멈춰, 그 순간을 다시 떠올려보세요. 여러분이 무엇을 보고, 들었으며, 느꼈는지 차근차근 기억해보는 겁니다. 저는 종종 어릴 적 추억 속 한 장면을 떠올리며 이런 연습을 합니다. 그때의 냄새, 소리, 감정을 구체적으로 풀어보는 과정에서 글의 밑바탕이 만들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디테일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디테일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합니다. 글의 핵심을 강화하는 디테일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생략해야 합니다. 글이 산만해지지 않도록, 디테일이 이야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해보세요.

오늘은 여러분도 한 가지 질문을 떠올려보세요. "내가 최근에 가장 강렬하게 느꼈던 순간은 무엇이었나?" 그 순간을 다섯 가지 감각으로 풀어내는 연습을 해보세요. 디테일을 담아내는 이 작은 시도가 여러분의 글을 더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디테일은 글의 무게를 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글에 생명을 불어넣는 힘입니다. 오늘부터 여러분의 글에 작은 디테일을 하나씩 담아보세요. 그것이 독자와 공감하는 진짜 이야기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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