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Sending

4월 8일 봄바람 휘날리며

by 찰스 생각

내가 사는 아파트 3층에는 봄 손님도 살고 있다. 안방 창 밖에 벚나무가 살고 있다.


3월이 되어 겨울과 작별한 봄비가 훈풍을 몰고 오면,

친구 벚나무는 마술공연 하듯 짜잔 하며 방금 없던 수많은 벚꽃을 가지에 뿌려준다.

(이곳에 산지 여러 해 지만, 한 번도 그 순간은 보지 못했다.)


직장 생활 23년, 이젠 일상인 6시 기상!

오늘 아침 무심히 고개 돌린 창 밖,

안방 창틀을 액자 삼아 흐드러지게 만개한 벚꽃 수묵담채화가 그려졌다. ‘황홀하다!’


순간, ‘아! 하룻밤이면 충분했구나! 단 하룻밤 그동안 모아두었던 것을 만개한 꽃으로 피워냈구나!’ 싶더라. 한참을 보지 못한 그리운 이들을 만난 마냥, 잠시 시간과 공간을 잊고 행복하다.


그동안 벚나무가 차곡차곡 뿌리에 옹이에 가지에 품어 둔 그 무엇들은 어디서 왔을꼬?


우주 건너, 시간 건너, 공간 건너의 나에게 닿길 간절하게 바랬던 아마도… 이것 일 것이다.

내 사춘기 힘드셨던 엄마 마음이고

(한참 지나, 엄마는 “딸 다섯 누나들 사춘기 보다, 너 하나 그 시절이 너무 힘들었다” 하셨다.),

친구 찾으러 나선 내 간절한 마음이고,

멀리서 학교생활 잘한다는 큰 딸아이 안부이고,

3층 우리 집 내무부 장관이자 경제부총리 그리고 실질적 주인인 배우자님의 헌신의 마음이다.


천천히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우주를 건너, 시간을 건너, 공간을 건너서 벚나무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리고 훈풍 불 때를 기다렸을 것이다.

봄날 어느 밤! 딱 오늘 같은 밤! 모아 둔 그 마음들을 벚꽃으로 만들어 가지에 폭발하듯 붙여 두고서는 “내가 너의 마음속 그분들의 마음을 모두 모아서 안부를 묻는다.”라고 한다.


추신: 모두의 마음속 그분들께 이 글이 안부 전령사가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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