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37(D+387)
사회생활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결혼을 했다. 결혼하자마자 시어머니가 달라졌다. 연애 시절에 보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간섭했다. 어린 내가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였다.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유아복 체인점을 열었다. 도피처가 필요했다. 경험도 없이, 시스템도 모르면서. 체인점이니까 경험 없어도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현모양처로 살았더라면 삶이 참 평탄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비디오 가게, 슈퍼, 잡화상, 영상광고, 치킨집. 하나가 무너지면 또 다른 가게를 열었다. 전전긍긍하면서 내 삶을 스스로 힘들게 만들었다.
단 한 번도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돈을 벌려면 무엇을 배워야 할까?'
대신 이렇게 물었다.
'왜 열심히 사는데 삶이 계속 꼬일까?'
이제는 모든 가게를 청산했다. 아들이 운영하는 부동산에서 근무하며 주식 공부도 가르친다. 최근에는 패시브인컴을 위해 크라우드펀딩 수강을 했다. 텀블벅에 무형 상품도 공개했다. 처음이라 서툴지만 배운 것을 적용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스터디카페를 최소한의 자금으로 운영하는 방법도 공부했다.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다. 무지하고 무모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있다. 질문의 방향을 전환하는 중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배울 수 있을까?'로.
덕분에 나 자신에게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나는 정말 글쓰기를 좋아할까?'
일단 글을 쓰는 동안은 집중한다. 의자와 한 몸이 되는 나를 발견했다. 이것으로 검증됐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글쓰기를 어떻게 하면 배울 수 있을까?'
요즘은 유튜브 덕분에 강의팔이가 성행한다. 수많은 곳에서 글쓰기를 가르친다고 홍보한다. 나는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었다. 질문을 하자 올바른 해답이 나타났다. 만학도들도 마음만 먹으면 대학에서 원하는 과를 전공할 수 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시, 수필, 드라마, 소설, 그림책. 다양한 장르를 공부하고 있다.
내가 살면서 가장 후회 없는 선택이다. 제대로 된 질문이 낳은 결과다. 어떤 질문을 내게 던지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 것을 몸소 체험 중이다. 오늘 나는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어떤 것을 배워야 할지 사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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