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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상

15. 놀면 뭐 하니!

by 큰나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광고 전단지가 붙어 있다. 언제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주민들에게 공부를 권하는 소식지다.


인강을 통해 작은 성취감을 얻거나, 나아가 직업을 구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 나이에 무슨 공부냐’ 싶지만, 상식적인 지식이라도 얻어 간다면 충분히 가치 있을 것 같아 교육 과목들을 살펴봤다. 그러다 문득, 내가 공부하고 싶은 과목이 눈에 띄었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 언제든 수강 가능하며, 21개 자치구에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수강생이 38만 명이나 된다는 참고자료도 있었다.


건강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잠시 잊고 싶어 영어 공부를 틈틈이 해오던 차에, 예전에 중개사 공부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부동산 권리분석사 1급’ 강의가 눈에 들어와 바로 수강 신청을 했다.

강의는 총 25강, 1 강당 약 30분 분량이다. 수강 신청 후 1주일 뒤부터 시험을 볼 수 있으며, 40일 내에 교육을 마쳐야 한다.


첫 강의를 들어보니 중개사 시험 때 공부했던 부동산학개론과 임대차보호법이 주요 내용이라 복습하는 기분이었다. 덕분에 1.2배속으로 들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용어가 생소해 추가 학습이 필요할 듯했다.


5일 만에 25강을 모두 마친 뒤, 병원에 다녀온 후 시험을 봤다. 결과는 두 개 틀리고 합격! 곧바로 합격 문자와 함께 자격증 발급 안내가 왔다.


클릭해 보니 발급비가 9만 원. 아, 그래서 교육비가 무료였던 건가 싶다. 그래도 오랜만에 복습도 하고, 실력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짧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는 뭘 공부해 볼까?’ 고민하다가 'ChatGPT 활용 지도사 1급' 과정을 신청했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꼭 알아야 할 것 같았고, 또 다른 세계를 접할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강의를 들어보니 생소한 용어들이 가득하고, 집중하지 않으면 금방 눈이 감긴다. 그래도 의지를 갖고 끝까지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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