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나에게 또(?!)...
항문에 이상이 생겨 걷기가 불편하여 진료받아보니 치핵이 밀려 내려온단다.
누가 반갑게 맞아 줄 것도 아닌데 제 맘대로 내려오니 불쾌하고 언짢아 다시 들어가라고 밀어 넣어도 봤지만 자꾸 내려오니 병원을 찾을 수밖에,
그전에 대장내시경 먼저 했다.
혹시나 했지만
대장은 용종하나 없고 사진으로 보아도 너무나 깨끗하고 상태가 양호하다. 기분이 좋다.
그러나 항문 입구에 용종 같은 게 있다고 입원하여 치핵을 잘라내는 치료를 하면서 보자고 하신다.
다음날 입원하여 하복부 마취하고 수술대에 엎어져 수술 시작하는데 모든 소리가 귀에 다 들리니 차라리 전신 마취가 편한 듯싶다.
수술 중간에 의사 선생님 말씀이 용종이 선종 같으니 조직검사 후 결과보고 다시 수술하자고 하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하반신이 마취되어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 무슨 수행하는 것도 아니고,
불의의 사고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느냐마는 내가 이런 처지에 있고 보니 내 몸 어디 하나 잘못된 부분이 없이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무통주사를 맞고 있어서인지 아직은 통증이 그다지 심하지 않으니 견딜 만 한데 오히려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대장도 깨끗한데 설마 항문에 이상이 온 걸까?
암이란 놈이 아무 곳에나 지 맘대로 돌아다니다가 정착한다고 들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암튼 1주일 후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기대해 본다.
설령 암이라 해도 이 또한 잘 극복하리라 굳게 생각하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