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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역할, 좋은 리더가 외면 받는 이유

by EO스쿨


타고난 리더는 없다
만들어졌을 뿐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말합니다."리더십은 고정된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매일 배우고 발전시켜야 하는 근육과 같다."



저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자전거를 탈 때 처음엔 누구나 넘어지지만 훈련하면 숙달되는 것처럼, 리더십 또한 꾸준히 배우고 발전하면 길러지는 역량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듭니다. 우리가 길러야 할 리더십이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을 던져보면 각기 생각하는 리더십이 조금씩 다름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려면 목적지부터 정확히 알아야겠죠? 그래서 오늘은 리더십에 관한 흔한 착각, 우리가 지향해야 할 '좋은 리더' 모습,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리더십 흔한 착각
인기와 성과에 관하여

많은 사람들이 '사람 좋은 리더'와 '성과 내는 리더' 모두가 되길 원합니다. 물론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루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여러분도 "리더는 팀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인간적인 리더가 되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리더마다 추구하는 가치관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둘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면, '성과를 내는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과란, 단순히 매출을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선의를 기반으로 한 피드백을 통해 팀원들을 성장시키고, 그 결과로 회사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과를 내는 리더가 되겠다고 결심해도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많은 리더들이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두 가지 치명적인 함정에 빠집니다. 십중팔구는 2가지 함정에 빠지거든요.



첫 번째 함정: '전문가 트랩'

쉽게 말하면 리더 본인이 모든 걸 알아야 한다"는 착각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볼게요.



한 스타트업의 리더는 개발자 출신으로 시작해 10명 규모의 회사를 일궈냈습니다. 그의 완벽주의 성향 덕분에 무엇이든 꼼꼼히 업무를 해왔고 덕분에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30명으로 커지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마케팅팀이 광고 기획안을 들고 오면 "이건 내가 다시 써볼게"라고 했고, 디자인팀의 목업을 보면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더 예쁠 것 같아"라며 직접 수정했습니다. 리더가 되어서도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관점을 못 버린 것인데요.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모든 의사결정이 그를 거쳐야 했기에 업무는 지연됐고, 팀의 자율성은 사라졌습니다. 실력 있는 팀장들이 하나둘 떠났죠.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게 그들의 말이었습니다.



리더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래서도 안 됩니다.



리더의 역할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왜 이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우리의 미션과 비전은 무엇인지",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것이죠.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을 최고로 만드는 데 집중한다." - 짐 콜린스



혹시 "내가 모르는데 어떻게 인재를 이끌 수 있지?" 고민이 들 수 있지만, 그 분야를 모르더라도 명확한 목표 설정과 피드백은 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을 모르는 리더라도 "이번 분기에 고객 획득 비용을 20% 낮추자"는 목표를 제시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보이는 문제점들을 짚어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그들과 함께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 이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두 번째 함정, '인기 콘테스트'

두 번째 함정은 더 교묘합니다. 바로 '인기 콘테스트'입니다. 이것도 이해하기 쉽게 예시로 들어볼게요.



A팀장은 원래 팀의 에이스 마케터였습니다. 팀원들과 술도 자주 마시고, 다들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이었죠.



하지만 그가 리더가 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데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직원에게 주의를 주어야 할 때도 "다들 힘들지?"라며 넘어갔습니다. 팀 간 갈등이 생겨도 "서로 이해하자"는 말만 반복했죠. 문제를 지적하면 팀원들의 감정이 상할까 봐 두려웠던 겁니다.



처음엔 '최고로 편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커졌습니다. 성과가 좋은 직원들은 "왜 열심히 해야 하나?"라는 회의감이 들었고, 해결되지 않은 갈등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결국 핵심 인재들이 떠났고, 팀의 성장은 정체기를 맞이했습니다.



결국 성과를 내는 리더가 되려면 '전문가가 되려는 함정', '인기에 연연하는 함정'에 빠지면 안 됩니다. 물론 이런 함정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리더는 없을 겁니다. 분명 "팀을 위해 내가 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 팀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 같은 좋은 의도로 시작했을 거예요.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보듯, 이런 함정에 빠진 리더 밑에서 정작 팀원들은 성장하지 못합니다. 어느 순간 회사는 성장이 정체되고, 성장 욕구가 높은 A급 인재들이 떠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관된 리더십
발휘하자


일관된 리더십이란, 리더가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변함없이 지켜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좋은 사람'처럼 보이려 하거나 '완벽한 전문가'가 되려 하기보다, 팀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원칙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이죠.



F스타트업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이 회사 대표는 세 가지 원칙이 있었습니다.


첫째, 실수는 괜찮지만 감추는 건 용납하지 않습니다.

둘째, 기한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어렵다면 미리 상의하세요.

셋째, 서로에 대한 피드백은 정중하되 정직하게 합니다.


처음엔 불만이 있었습니다. "너무 엄격하다"는 말도 나왔죠.



하지만 6개월이 지나자 변화가 생겼습니다. 팀원들이 스스로 이 원칙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 회사에선 이렇게 하기로 했잖아요. 심지어 신입 직원 교육도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명확한 기준에 있습니다. 덕분에 팀원들은 실수를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인정받을 수 있는지 알고, 불편한 피드백을 받더라도 그것이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원칙에 근거한 것임을 믿을 수 있었죠. 이것이 바로 '일관된 리더십'의 힘입니다.



여기까지 읽은 리더들은 한숨이 나올지 모릅니다.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현실에서 이렇게 하면 나만 미운 사람 되는 거 아닐까요?"



이런 걱정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리더십의 길이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죠.



그러나 잠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존경하는 리더들 역시 이런 고민의 순간들을 거쳐왔을 것입니다.



팀의 성장을 위해서는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해야 하고, 인기와는 반대되는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선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팀을 더 건강하고 강한 조직으로 만듭니다.



리더십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단기적인 인기나 완벽한 전문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팀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미 그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더 나은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니까요.



리더십의 여정에서 우리는 모두 배우는 학생입니다. 실수하고, 배우고, 다시 시도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잘 밟을 수 있도록, 앞으로 구루들의 인사이트를 빌려 리더십의 본질을 순차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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