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저 이번 달 말로 퇴사하겠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핵심 인재였던 A가 갑작스럽게 퇴사를 통보한 것입니다. 더 놀라웠던 건 그의 퇴사 이유였습니다.
"그동안 말씀드리고 싶은 게 정말 많았는데, 적절한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 말은 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매주 팀 회의도 하고, 분기마다 실적 리뷰도 했는데... 그는 왜 그때 이야기하지 못했을까요?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저는 왜 그의 고민을 알아채지 못했을까요?
답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우리에겐 '진짜 대화'가 없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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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런 퇴사 통보를 받은 적 있으신가요? 이런 상황에서 많은 대표님들이 '이런 고민이 있었으면 왜 제게 이야기해주지 않았을까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사실 누구 탓을 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겠죠. 핵심은 핵심 인재가 왜 속으로 끙끙 앓기만 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것에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괜찮겠지 생각에 소통을 별로 안 하는 것이 주요 이유인데요.
회사와 직원의 관계는 연인 관계와 비슷합니다.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입니다.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강했지만, 소통이 줄어들수록 서서히 마음도 멀어지죠. 매일 물을 주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화초처럼, 회사 속 서로의 관계도 꾸준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이를 게을리하면 어느새 관계는 메말라갑니다. 직원의 고민과 불만은 곪다 못해 썩어 문드러지고, 결국 어느 날 갑작스러운 퇴사라는 폭탄을 맞게 됩니다.
이런 불행한 결말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1:1 미팅'입니다. 뻔한 해결책이네 생각하실 수 있지만, 너무 많은 대표님들이 앞의 사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매주 혹은 격주로 진행하는 이 짧은 만남이 인재 유지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말이죠.
왜 1:1 미팅인가?
혹자는 말합니다. 바빠 죽겠는데 무슨 미팅이냐고. 핵심 인재는 알아서 잘하니까 인재 아니냐고. 차라리 그 시간에 문제 있는 팀원을 케어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냐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인재라고 해서 관심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평범한 구성원보다 핵심 인재에게 2배 이상의 시간을 써야 합니다. 왜일까요?
핵심 인재일수록 더 많은 책임을 지고, 더 복잡한 문제를 다루며, 더 많은 이해관계자와 소통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강한 책임감 때문에 이런 고민을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문제는 깊어지고, 어느 순간 폭발하고 맙니다.
특히 이런 고민들은 공개된 자리에서 더욱 말하기 어렵습니다. 팀 회의나 부서 미팅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라도 당장 상사가 있는데 "저는 A 팀원과 협업할 때 너무 힘들어요", "너무 빠른 개발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어요" 등을 말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한 회사의 개발팀장 B는 항상 팀 회의에서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내달라"라고 강조했다고 해보죠.
그런다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아래의 고민을 곧바로 털어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신입 개발자 C: 너무 빠른 개발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어요
3년 차 개발자 D: 다른 팀과의 협업 과정에서 갈등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나만 이런 고민을 하나?', '다른 사람들은 다 잘하는데 나만 부족한가?'라는 생각 각을 하겠죠.
이를 위해서 1 on 1 미팅이 필요합니다. 알아서 말해주기 기다리기보다 먼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1:1 미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까요?
1:1 미팅은 구성원이 '안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실적이나 성과를 논하는 자리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이어야 하죠. 우리가 화초에 매일 물을 주듯, 직원과의 관계도 꾸준한 관심과 소통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문제가 깊어지기 전에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관리자들이 이 시간을 업무 보고나 실적 점검의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1:1 미팅의 진정한 가치는 '신뢰 관계 형성'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4가지 주제를 주기적으로 다룰 것을 권합니다.
"주말 잘 보내셨어요?", "아이는 잘 크나요?"와 같은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이걸 왜 물어야 하지?" 싶겠지만, 직원의 개인적인 상황을 이해하면 그들의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영업팀의 에이스였던 E는 늘 아침 회의에 지각했습니다. 팀장 F는 이를 강하게 지적하려 했지만, 1:1 미팅에서 E의 사정을 알게 됐습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F는 곧바로 회의 시간을 조정하였습니다.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은 마법과도 같습니다. 커리어 빌딩에 관심이 없는 인재는 없기에 회사에서 관심을 가져 준다는 것만으로 큰 동기부여가 되죠.
이런 대화는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직원의 진짜 관심사를 알게 되면,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다만, 커리어 고민을 매주 할 수는 없으니, 매달 혹은 쿼터에 한 번 진행해도 무방합니다)
팀원마다 각자 업무에 대해 고민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팀과의 협업이 어려워요", "이 프로세스가 비효율적인 것 같아요" 등등. 이런 이야기는 공개된 자리에서 하기 힘듭니다. 1:1 미팅은 이런 솔직한 피드백을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자리입니다.
개발자를 예시로 들면 "코드 리뷰 때마다 시니어분들의 피드백이 너무 다르고, 때로는 상반되어서 혼란스러워요." 고민이 있겠죠. 그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코드 리뷰 가이드라인' 제작 등 실질적 액션이 나올 수 있겠죠?
결론 요약
1. 핵심 인재일수록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평범한 구성원보다 2배 이상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2. 1:1 미팅은 단순한 업무 보고나 실적 점검이 아닌, '신뢰 관계 형성'이 핵심입니다.
3. 효과적인 1:1 미팅을 위한 4가지 핵심 주제가 있습니다:
- 업무 외적인 대화로 직원의 개인적 상황을 이해하기
- 커리어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 나누기
- 구체적인 업무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루기
- "제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마무리하기
지금까지 1 on 1 미팅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로 구성원과 소통의 밀도를 쌓아오지 못하셨다면, 오늘부터라도 꼭 1 on 1 미팅을 진행해보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EO스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