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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n 1 미팅, 30분으로 완성하는 신뢰 관리

by EO스쿨

"대표님, 저 이번 달 말로 퇴사하겠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핵심 인재였던 A가 갑작스럽게 퇴사를 통보한 것입니다. 더 놀라웠던 건 그의 퇴사 이유였습니다.



"그동안 말씀드리고 싶은 게 정말 많았는데, 적절한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 말은 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매주 팀 회의도 하고, 분기마다 실적 리뷰도 했는데... 그는 왜 그때 이야기하지 못했을까요?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저는 왜 그의 고민을 알아채지 못했을까요?



답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우리에겐 '진짜 대화'가 없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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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런 퇴사 통보를 받은 적 있으신가요? 이런 상황에서 많은 대표님들이 '이런 고민이 있었으면 왜 제게 이야기해주지 않았을까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사실 누구 탓을 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겠죠. 핵심은 핵심 인재가 왜 속으로 끙끙 앓기만 하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것에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괜찮겠지 생각에 소통을 별로 안 하는 것이 주요 이유인데요.



회사와 직원의 관계는 연인 관계와 비슷합니다.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입니다.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강했지만, 소통이 줄어들수록 서서히 마음도 멀어지죠. 매일 물을 주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화초처럼, 회사 속 서로의 관계도 꾸준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이를 게을리하면 어느새 관계는 메말라갑니다. 직원의 고민과 불만은 곪다 못해 썩어 문드러지고, 결국 어느 날 갑작스러운 퇴사라는 폭탄을 맞게 됩니다.



이런 불행한 결말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1:1 미팅'입니다. 뻔한 해결책이네 생각하실 수 있지만, 너무 많은 대표님들이 앞의 사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매주 혹은 격주로 진행하는 이 짧은 만남이 인재 유지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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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1:1 미팅인가?


혹자는 말합니다. 바빠 죽겠는데 무슨 미팅이냐고. 핵심 인재는 알아서 잘하니까 인재 아니냐고. 차라리 그 시간에 문제 있는 팀원을 케어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냐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인재라고 해서 관심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평범한 구성원보다 핵심 인재에게 2배 이상의 시간을 써야 합니다. 왜일까요?



핵심 인재일수록 더 많은 책임을 지고, 더 복잡한 문제를 다루며, 더 많은 이해관계자와 소통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강한 책임감 때문에 이런 고민을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문제는 깊어지고, 어느 순간 폭발하고 맙니다.



특히 이런 고민들은 공개된 자리에서 더욱 말하기 어렵습니다. 팀 회의나 부서 미팅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라도 당장 상사가 있는데 "저는 A 팀원과 협업할 때 너무 힘들어요", "너무 빠른 개발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어요" 등을 말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한 회사의 개발팀장 B는 항상 팀 회의에서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내달라"라고 강조했다고 해보죠.

그런다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아래의 고민을 곧바로 털어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신입 개발자 C: 너무 빠른 개발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어요
3년 차 개발자 D: 다른 팀과의 협업 과정에서 갈등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나만 이런 고민을 하나?', '다른 사람들은 다 잘하는데 나만 부족한가?'라는 생각 각을 하겠죠.



이를 위해서 1 on 1 미팅이 필요합니다. 알아서 말해주기 기다리기보다 먼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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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미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까요?


1:1 미팅은 구성원이 '안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실적이나 성과를 논하는 자리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이어야 하죠. 우리가 화초에 매일 물을 주듯, 직원과의 관계도 꾸준한 관심과 소통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문제가 깊어지기 전에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관리자들이 이 시간을 업무 보고나 실적 점검의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1:1 미팅의 진정한 가치는 '신뢰 관계 형성'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4가지 주제를 주기적으로 다룰 것을 권합니다.



첫째, 업무 외적인 대화도 진행할 것

"주말 잘 보내셨어요?", "아이는 잘 크나요?"와 같은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이걸 왜 물어야 하지?" 싶겠지만, 직원의 개인적인 상황을 이해하면 그들의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영업팀의 에이스였던 E는 늘 아침 회의에 지각했습니다. 팀장 F는 이를 강하게 지적하려 했지만, 1:1 미팅에서 E의 사정을 알게 됐습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F는 곧바로 회의 시간을 조정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커리어에 대한 깊은 대화 진행할 것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은 마법과도 같습니다. 커리어 빌딩에 관심이 없는 인재는 없기에 회사에서 관심을 가져 준다는 것만으로 큰 동기부여가 되죠.



이런 대화는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직원의 진짜 관심사를 알게 되면,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다만, 커리어 고민을 매주 할 수는 없으니, 매달 혹은 쿼터에 한 번 진행해도 무방합니다)



세 번째로, 구체적인 업무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룰 것

팀원마다 각자 업무에 대해 고민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팀과의 협업이 어려워요", "이 프로세스가 비효율적인 것 같아요" 등등. 이런 이야기는 공개된 자리에서 하기 힘듭니다. 1:1 미팅은 이런 솔직한 피드백을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자리입니다.



개발자를 예시로 들면 "코드 리뷰 때마다 시니어분들의 피드백이 너무 다르고, 때로는 상반되어서 혼란스러워요." 고민이 있겠죠. 그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코드 리뷰 가이드라인' 제작 등 실질적 액션이 나올 수 있겠죠?



네 번째, 미팅 마지막에 "제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질문하라.

조심성이 많은 직원은 본인의 속마음을 꺼내는데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그럴 때 위와 같이 질문해 주세요. 처음에는 대답을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을 꾸준히 던지다 보면, 가장 내성적인 직원도 결국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게 됩니다.



결론 요약

1. 핵심 인재일수록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평범한 구성원보다 2배 이상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2. 1:1 미팅은 단순한 업무 보고나 실적 점검이 아닌, '신뢰 관계 형성'이 핵심입니다.


3. 효과적인 1:1 미팅을 위한 4가지 핵심 주제가 있습니다:

- 업무 외적인 대화로 직원의 개인적 상황을 이해하기

- 커리어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 나누기

- 구체적인 업무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루기

- "제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마무리하기



지금까지 1 on 1 미팅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로 구성원과 소통의 밀도를 쌓아오지 못하셨다면, 오늘부터라도 꼭 1 on 1 미팅을 진행해보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EO스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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