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하다. 모든 팀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열심히 하지만 성장을 못하는 때, 팀은 매출이 정체될 때, 구성원 동기가 떨어진 게 눈에 보일 때 등등...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죠.
3,000명 이상 스타트업 종사자 분들을 교육하면서 이런 하소연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외부 컨설팅을 받아보아도 그때뿐이고, 새로운 관점을 들여와야 하나 싶어서 경력 사원을 뽑아도 금방 퇴사합니다. 혹은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이렇게 모든 해결책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썩은 사과의 법칙이란 말이 있습니다. 썩은 사과는 결코 혼자 썩지 않습니다. 상자 속 다른 사과까지 썩게 만들어 결국 전부 버려지게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조직도 썩은 사과를 골라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해결책도 소용없습니다.
당신은 조직의 썩은 사과인가요?
혹은 조직에 썩은 사과가 있음에도 방치하는 리더인가요?
이 질문을 좀 더 쉽게 바꾸면
당신의 최우선 목표가 조직의 성장인가요?
혹은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가요?
오해하실까 말씀드리지만 개인의 이익을 챙기는 게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게 나쁘다는 뜻입니다. 내가 돋보이려 능력 있는 사람을 방해하거나, 도울 수 있음에도 핀잔을 주거나, 헤매게 만드는 등의 행위가 대표적이죠.
"인성 문제가 있는 게 아니면, 누가 저런 짓을 하나요?"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정말 많은 대표님들께서 "팀원 관리가 너무 어려워요... 사람이 제일 스트레스입니다" 말씀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요.
사실 이럴 때 구성원 스스로가 본인의 잘못을 눈치채고 조직의 성장에 집중하면 좋겠지만... 이를 스스로 해내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 구성원은 악의 없이, 본인도 모르게 조직을 망가뜨리는 행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스타트업 초기 멤버가 쉽게 빠지는 함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핵심 인재라 불리던 사람이 어쩌다 썩은 사과가 되는지, 그 사람 한 명이 회사를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리더와 실무자 각각의 입장에서 썩은 사과를 어떻게 대처할지도 하단에 담았으니, 끝까지 읽고 적용해보셨으면 합니다.^^
열정 넘치던 초기 멤버는
왜 조직의 썩은 사과로 변할까?
스타트업 초기 멤버들은 대개 끈끈합니다. 수익이 안 나는 구간에서 좌절도 하고, 바쁠 때는 12시간 이상 함께 근무하는 등 온갖 고난을 함께합니다. 그 시련을 함께하며 쌓인 유대감은 군대의 전우애 못지않습니다.
이 관계가 결코 나쁜 것은 아닙니다. 서로 가깝게, 정말 가족처럼 끈끈했기에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의도를 이해하고, 공동의 목표인 "파이의 키움"에 집중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파죽지세로 성장하는 곳도 어느 시점부터 정체기를 맞이합니다. 기존의 방식과 생각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일어나지 않고, 기회를 포착한 경쟁사도 등장하면서 성장이 더뎌집니다.
이를 타개하려면 새로운 생각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즉, 초기 멤버와는 성향도, 경험도, 역량도 다른 구성원을 들여야 하는 시점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외국인을 우리 가족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요.
이때 회사가 성장하는 Key는 기존 멤버가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리더가 어떤 문화를 만드는지에 따라 180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두 기업의 사례가 있는데요. (*편의상 A기업, B기업이라고 칭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A기업은 2백억 규모에 그쳤지만 B기업은 4조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모든 이가 A기업이 훨씬 성장할 것이라 믿었을 만큼, B기업보다 공동창업자 및 초기 멤버의 역량이 뛰어났다는 점입니다.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A기업에 입사했을 당시 초기 멤버끼리 똘똘 뭉쳐있었습니다. 굉장히 능력 있었지만 INNER CIRCLE이 너무 강했습니다. 그들끼리 어울리고 밥 먹고, 새로 온 사람이 실수하면 "역시 사고 쳤네" 눈총 줄 정도로 배타적이었습니다.
그런 분위기 탓에 새로운 인원이 능력 발휘를 하는데 큰 장애물이 되었고, 어느 순간 성장의 한계를 맞이했습니다.
반면에 B기업은 새로운 사람에게 굉장히 호의적이었습니다. 한 번은 업무 중 문제가 발생했는데, 당시 기존 멤버 중 한 명이 "이거 같이 해결해 보자" 말하며 당일에 트러블 슈팅을 해냈습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능력 있는 사람들이 모였고 B기업은 4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위의 예시에서 우리는 2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1. 비즈니스 성장은 "인재 밀도 높이기"에 달려있다.
2. 썩은 사과를 방치하면 1번을 달성할 수 없다.
결국 비즈니스가 성장하려면 똑똑한 인재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고, 리더는 이를 방해하는 썩은 사과를 골라내어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썩은 사과가 회사를 망치는 대표적 사례 2가지 (인재 밀도를 높이는 3가지 질문 포함)
조직 내 썩은 사과를 어떻게 골라내고 해결할까?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본인 스스로 "썩은 사과"임을 알아채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나의 입지 혹은 이익에 위협을 받으면 방어적으로 변합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돼?",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나보다 경험 있는 사람을 어떻게 매니징 하지?" 불안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이를 개개인의 잘못 혹은 인성 문제로 치부해서는 올바른 해결책이 나올 수 없습니다.
대신 피드백과 질문으로 "스스로 행동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실 이 문화를 만들기란 쉽지 않아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해 다음 칼럼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지만, 당장 급박한 상황이라면 팀원들과 아래 질문으로 대화를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지금 팀의 성장을 위해서 움직이는가?
혹은 내 입지를 최우선으로 여기는가?"
지혜는 경험에서 얻어진 통찰에서 나온다 - 아리스토텔레스
나도 모르게 썩은 사과가 되는 이유는 "나의 입지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조직의 성장이 아닌 소위 말하는 "사내 정치"에 몰두합니다.
그런데 이때 잘 생각해 볼 것은 "새로 온 사람이 성장하면 누가 이득을 보는가"입니다. 그들이 역량을 발휘해 회사가 커졌을 때 누가 이득을 보느냐. 결국 공동 창업자와 초기 멤버입니다. 반대로 내 입지를 공고히 하느라 내 역량을 키우지 못하면? 회사에게도 개인에게도 좋지 못한 것이죠.
더 심각한 것은 능력 있던 멤버가 이탈하면 회사는 나아가지 못합니다. 이는 곧 경쟁사에 따라 잡혀 회사 전체가 휘청일 수 있음을 뜻합니다. 그 상황에 이르러서 입지를 챙기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요?
만약 여러분이 리더라면 팀원이 이 사실을 깨달을 수 있게 질문으로 리드를 해주시고,
만약 지금 이 글을 읽는 분인 팀원 포지션이라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나는 지금 팀의 성장을 위해서 움직이는가?
혹은 내 입지를 최우선으로 여기는가?"
*30년 CTO가 정의하는 인재란 무엇인지, 내가 정말 인재인지 궁금하다면 아래 칼럼을 봐주세요.
다음 시간에는 구성원 모두가 "팀의 성장에 집중하고, 스스로 돌아보는 문화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