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성장, 문닫은 2500개 기업이 놓친 것(인재밀도)
리더십 A to Z
작년 한 해 동안 2,500개의 스타트업이 문을 닫았습니다. 반면 단 12개의 스타트업만이 유니콘 기업이 되었습니다. 왜 이런 극단적인 차이가 생기는 걸까요?
세상의 모든 스타트업은 두 가지 운명을 맞이합니다. 성장을 거듭하며 살아남는 기업 VS 성장 동력을 잃고 도태되는 기업.
시장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고객은 더 나은 선택지를 찾아 떠나며, 경쟁자들은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죠. 오죽하면 실리콘밸리에 "제자리에 서 있는 순간 뒤처지기 시작한다." 격언이 있을까요?
그럼 성장하는 기업과 도태되는 기업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30년 경력의 리더인 한기용 멘토님의 인사이트를 빌려 "기업 성장의 비밀"에 대해 낱낱이 뜯어보겠습니다. 2분만 집중해 주세요.
기업 성장의 비밀?
인재 밀도가 전부
실제 사례를 하나 들어볼게요.
2015년 유데미의 기업가치는 경쟁사 코세라의 1/3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놀랍게도 유데미는 코세라를 앞질렀습니다. 회사에서 리더 포지션에 있거나 창업 경험이 있으시다면, 이 상황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 느끼실 거예요.
어떻게 이런 역전극이 가능했을까요?
유데미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실리콘밸리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했습니다. 구글 출신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메타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플랫폼을 혁신했으며, 아마존 출신의 프로덕트 매니저들이 사용자 경험을 개선했죠.
반면 코세라는 어땠을까요?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핵심 인재의 이직률이 48%에 달했다고 합니다. 뛰어난 인재들이 회사를 떠났고, 남은 이들은 과거의 성공 방식을 반복하는데 그쳤죠.
결국 두 회사의 운명을 가른 것은 "인재 밀도"에 있었습니다. 마치 물방울이 하나둘 모여 결국 강물을 이루듯, 유데미의 뛰어난 인재들의 작은 혁신들이 모여 거대한 흐름이 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두 기업의 혁신 격차는 더욱 깊어져갔습니다.
혹자는 '이 두 회사의 차이가 단순히 시스템이나 문화의 차이, 혹은 시장 타이밍 같은 외부 요인 때문일 수 있다'라고 합니다. 물론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시스템과 문화를 혁신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포착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 - 이 모든 것의 주체는 결국 '사람'이라는 점이죠.
결론적으로 뛰어난 인재들이 모일수록, 그 회사는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마치 퍼즐 조각들이 하나하나 제자리를 찾아가듯, 적재적소에 있는 인재들이 모여 큰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죠.
기업성장은 인재 밀도가 전부
인재 밀도를 높이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다면, 이제 집중해야 할 중요한 질문이 세 가지 있습니다.
1. 우리는 어떤 사람을 인재라 부르는가?
2. 그 인재를 못 모으는 이유는 무엇인가?
3. 인재로 거듭나려면(혹은 모으려면) 어떻게 할까?
성장하는 인재 두 가지 특징
우리가 말하는 '성장 가능성 있는 인재'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Growth Mindset(성장 지향)
성장 마인드셋이란, 자신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최우선 목표로 삼는 것을 말합니다. 매일 배우고, 도전하고, 실험하면서 더 나은 버전의 자신이 되려고 노력하는 거죠.
여러분이 디지털 마케터라고 가정해 볼게요. 최근 AI가 마케팅에서 엄청난 화두잖아요? 처음에는 ChatGPT로 간단한 광고 문구를 만드는 것조차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매일 30분씩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연습하고 AI 기초 강의도 듣는다면? 2개월 후쯤이면 AI로 A/B 테스트를 자동화하고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워크플로우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이런 인재는 스스로의 발전도 해내지만, 그 조직 전체 분위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자신보다 뛰어난 동료가 들어오면 "저분에게서 배울 게 많겠다"라고 생각하고, 주변 동료에게도 본인이 배운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며 조직의 생산성을 올리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2. Day One Mentality
'어제의 성공은 오늘 아무 의미 없다'는 마음가짐입니다. 매일이 첫날이라는 심정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아마존에게 2일 차란 없다. 영원히 1일 차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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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의 실무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가?"입니다. 특히 변화가 빠른 요즘에는 이런 인재 1명이 평범한 이들 10명 이상의 몫을 해내곤 합니다.
요약하면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이를 해낼 의지가 충만한 사람. 그런 사람이 인재이며 이들의 밀도를 높여야 그 조직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유데미가 4조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핵심 이유기도 하죠.
왜 우리 회사에만
인재가 없는 걸까?
그럼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왜 많은 스타트업들이 뛰어난 인재를 모으는데 실패하는 것일까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1. 조직의 성장보다 내 이익을 우선시한다
첫 번째는 조직의 성장이 아닌 '내 이익 지키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을 어떻게 관리하지?", "내 자리를 뺏기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실력 있는 인재 영입을 망설이게 되는 것이죠.
실제 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
한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채용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마케팅 팀장은 "우리 팀은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며 반대했죠. 실제로는 자신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약하다는 것이 드러날까 걱정했던 겁니다.
(결국 그 회사는 페이스북과 구글 광고 최적화에서 경쟁사들에게 크게 뒤처지게 되었고, 주요 클라이언트들을 하나둘 잃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함정에 빠지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입니다. 우리 뇌는 진화 과정에서 '손실 회피' 성향을 강하게 발달시켰기 때문이죠. 새로운 것을 얻는 것보다 현재 가진 것을 잃는 것을 더 두려워하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그래서 "회사가 성장하면 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장기적 이익보다, "당장 내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단기적 손실을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특히 스타트업처럼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는 이런 성향이 더욱 강해지곤 하죠.
2. 과거의 성공방식에 갇히는 경우
두 번째는 '성공방정식'에 빠져버리는 것입니다. "이전에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앞으로도 이렇게 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갇히는 건데요.
처음에는 잘 티가 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패턴이 조직 문화가 되어버린다는 점이죠. 마치 처음에는 이불 끝자락에 조금 있던 곰팡이가 나중에는 이불 전체를 삼켜버리는 것처럼.
어느 순간 "우리는 항상 이렇게 해왔다"는 말이 모든 혁신 시도를 가로막는 방패로 작용하고, 과거의 방식만 반복하다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고 맙니다.
아마 다들 아시는 예시로 노키아가 있을 것 같습니다.
노키아는 한때 세계 최고의 휴대폰 제조사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회사"라는 성공방정식에 갇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간과했죠. 경영진들은 "우리가 20년간 이렇게 해서 성공했는데, 왜 바꿔야 하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결국 아이폰의 등장으로 시장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죠.
요약하면 '내 밥그릇을 지키려는 태도', '과거의 성공방식에 안주하려는 관성' 때문에 인재 밀도를 높이는데 실패합니다. 조직이 이런 분위기에 침식당하면 당연히 인재는 채용도 안 되고, 뽑더라도 금방 나가버리죠.
A급 플레이어는 B/C급과는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인재로 거듭나는(혹은 모으는) 방법
그래서 모든 구성원이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하며, 리더라면 팀원이 성장을 목표로 삼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를 위한 리더십 기술(채용 단계, 피드백, 1 on 1 미팅, 분위기 형성 등)은 앞으로 하나씩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다만,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내가 인재 마인드셋을 갖췄는지", "우리 구성원은 어떤 상황인지" 가늠할 방법이 궁금하실 것 같아요.
그래서 아래 질문 SET를 공유드립니다. 실무자라면 스스로에게 이를 물어보시고, 리더라면 구성원에게 이를 물어봐주세요.
Q1. "내가 지금 내린 결정은, 성장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내 안위를 우선시한 것일까?"
Q2. "최근 6개월 안에 새로 배우고 적용한 것은 무엇인가?"
Q3.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그것이 지금도 강점으로 작용하는가?"
Q4. "내가 지금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서, 새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핵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업의 성장은 인재 밀도에 달려있습니다. 유데미와 코세라의 사례에서 보듯,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 만드는 혁신의 축적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습니다.
2/ 진정한 인재란 성장 마인드셋, Day One 멘탈리티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쉽게 말해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죠.
3/ 하지만 많은 조직이 '내 밥그릇 지키기'와 '과거 성공방식 고수'라는 함정에 빠져 인재 밀도를 높이는 데 실패합니다. 결국 성장을 중시하는 인재들은 이런 조직을 떠나게 되죠.
오늘 내용은 어떠셨나요? 너무 길지 않았나... 걱정도 되기는 합니다.^^ 분량을 조금 줄일까 싶기도 하네요.
앞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법, 피드백의 기술 등 실질적인 리더십 스킬을 담도록 하겠습니다.
나아가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가기까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루들의 인사이트를 빌려 양질의 칼럼을 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EO 스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