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기 싫어진 날, 나는 나를 처음으로 멈췄다

지친 마음에게 처음 건넨 안부

by 유라

나는 나름대로, 참 열심히 살아왔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를 열심히 했고,

친구들과 놀 때도 그 순간을 진심으로 즐기며

마치 그게 내 인생 전부인 듯 웃고 떠들었다.


직장에서는 책임감을 갖고 누구보다 앞장섰고,

20대엔 “열정”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일도 사랑도 꿈도 전부 쏟아부으며 살았다.


그리고 30대가 되어서,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누군가의 엄마가 되면서도

나는 또다시 열심히 살았다.

가정을 지키고, 아이를 돌보며

모든 걸 챙기고 싶은 사람처럼 살았다.


나는 매 순간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했다.

어릴 때도, 어른이 된 후에도,

학생이었을 때도, 직장인이었을 때도,

그리고 아내가 되었을 때도, 엄마가 되었을 때도.


늘 내 안에는 ‘꿈’이라는 불씨가 있었고,

그 꿈이 나를 움직이는 힘이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이자,

지금의 나를 살아내는 에너지원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살아온 어느 날

나는 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피곤했고,

꿈을 꾸는 일마저 버겁고 귀찮게 느껴졌다.


놀라웠다.

늘 뭔가에 달려가던 내가,

어디로도 가지 못한 채 멈춰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게으름도, 실패도 아니었다.

지쳤던 거였다. 아주 오래도록.


그저 나도 몰랐을 뿐.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도 없고

나조차 그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을 뿐.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쓰기로 했다.

그때의 나처럼 조용히 무너져 있던 누군가에게,

지금 이 문장을 건네고 싶어서.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지금은 잠깐 멈춰 있어도 괜찮아.”


그 문장 하나가

언젠가 당신을 다시 껴안아줄 수 있기를 바라며.


From 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