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사람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알고 싶지 않아도 순수한 아이들의 그들의 엄마, 아빠, 모든 일상을 나에게 공유한다.
그리고 나면 내가 그들의 엄마 아빠, 양육자들에게 던지고 싶은 말이 딱 이 말이다!!
다. 그. 치. 지. 마!!!
그리고 다그치지 않고 기다려주는 법을, 그리고 들어주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
내가 아이들을 다그치지 않고 들어주는 것을 보면 자기 자식이 아니니까 그렇게 하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정작 내 삶을 아는 사람들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어떻게? 니가?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할 수가 있니?
이 이야기는 거부하고 거부했지만 나는 늘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했고, 고집도 많고 말도 많던 내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다들 어떤 기분일까? 요즘은 임밍아웃을 이벤트처럼 하는 예비부모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만큼 행복하게 기억하고 싶고 알리고 싶고 축하받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설렘이가 심장에서 쿵쾅쿵쾅 신호를 보내기 때문일게다. 그리고 매일매일 디데이를 체크하고 한달두달을 채우며 아직은 보이지 않는 아이을 위해 보이는 수많은 것들로 채워가는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 많은 채움 속에 예비부모들은 아이들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있다. 그 중에서 나는 유아용책을 세트로 판매하는 홈쇼핑에 혹 했고 갖은 이유를 대고 남편에게 설명했고 쉽게 설득되었던 남편 덕에 그렇게 책 장 한줄을 채울 수 있었다.
촉감책이든 물놀이책이든 우리는 그렇게 아이들에게 책을 읽혀주고 가까이 두려고 애를 쓰는 것 같고 여전히 그렇게 책을 보라고 애원하는 것 같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면 설렘은 잠시의 기쁨과 감동을 거쳐서 걱정과 두려움의 감정에게 자기를 내어준다. 사람이 사람을 낳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신비롭고 설명이 안되는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기이한 일은 사람이 사람을 먹이고 입히고 키우는 것이 아닐까. 나로 온전히 살아가다가 우리가 되었다. 우리가 우리의 사람을 낳았다. 우리보다는 더 괜찮은 사람이 되라고 그렇게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의 노력이 얼마나 힘든지는 알지만 그것이 독박육아라는 말로 돌아올 때는 정말이지 가슴이 찢어진다. 정말 작은 소망이 있다면 내가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모두 더 괜찮은 사람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려고 노력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보기로 마음 먹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우리가 샀던 그 작은 아이용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더 많이(몇 번 읽었는지 셀 수 없을 만큼) 읽어보라고 전하고 싶다. 우리는 쉽게 그림책을 만났는데 그림책을 쉽게 정리했다는 것이 얼마나 속상했는지를 알기 보다는 다시 만난 그림책으로 나와 함께 마음을 공감해 주는 괜찮은 사람이 되어보자고 권하고 싶다.
이제 최근 일 년간 내가 만난 아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림책을 만나며 아이들이 변했고 내가 변했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