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단풍잎마다 시가 새겨진다.
붉게 물든 잎사귀는
마치 시인의 붓끝이 닿은 듯,
바람에 흔들리며
말없이 글을 적어 내려간다.
햇살에 반짝이는 잎 위에는
사랑과 그리움이 새겨지고,
그 문장은 바람을 타고 흩어져
멀리멀리 떠돌아다닌다.
잎 하나가 떨어질 때마다
짧은 시가 완성되고,
나무 아래 쌓인 낙엽들은
시집처럼 펼쳐진다.
단풍잎에 스민 이야기들,
손끝에 닿으면
그 색깔 속에서 꿈을 읽는다.
노을빛에 물든 단풍은
사랑의 고백처럼 짙어지고,
가을은 그렇게
마음속에 시를 새기는 계절이다.
나는 단풍잎 하나를 집어 들어
그 위에 적힌 시를 따라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둔 말을 꺼낸다.
가을, 이 시인의 계절에
모든 것은 시가 되고,
모든 순간은 아름다운 문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