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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날, 회사를 선물했다.

아빠, 사장님 된거야?

by 와이즈맨

유진그룹, 정상JLS, CJ ENM, TVING 그리고 JYP엔터테인먼트.

23년의 직장 생활에서 내가 다녔던 회사는 참 그럴 듯 했다.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의 회사들이었다. 회사 이름만 말해도 '내가 뭔가 된 것 마냥' 우쭐함을 선물해주는 그런 회사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부장, 팀장, C-Level의 이름으로 살아왔다.


지금은 나를 품고 있는 회사가 없다. 나는 프리랜서이니까.

프리랜서의 나는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리더십과 커리어를 연구하고 콘텐츠를 만들며,

강의, 컨설팅, 코칭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회사가 아닌 이름으로 일하는 프리랜서였다.


프리랜서로 일하며 간혹 난감한 상황들을 만나게 된다.


"아빠는 회사 안 다녀?"

"제가 어떻게 불러드려야 할까요? 대표님? 강사님? 코치님?"

"명함 좀 주시겠어요?"


아이들이 깨기 전에 출근해서 잠들고 나면 집에 들어왔던 아빠였다. 애들은 그런 아빠가 이상해보인다.

직장에서는 으레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명함부터 건내며 일했다. 하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별도로 명함을 만들지 않았다. 명함을 요청하는 상황에서는 웃으며 '제 이름이 명함인걸요'라며 넘겼다.

강의를 하고 있기에 강사였다. 코칭 자격을 갖춘 코치이기도 했고, 책을 쓴 작가이기도 했다. 내 일에 대한 브랜드가 있기에 대표이기도 했다. 하지만 명확하게 나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는 내 일과 역할을 표현하고 감싸주는 울타리, 브랜드가 필요했다. 그 브랜드로 나의 전문성과 가치를 보여줄 수 있어야 했다. 또, 매출과 비용을 잘 관리해서 세금도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사업자로 등록할 것을 결심했다.

사실, 매출이 커지면 그 때 해도 괜찮다는 생각에 미뤄왔던 일이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들을 겪다보니 굳이 안할 이유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사업자등록은 매우 간단했다. 세무서를 찾아 번호표를 뽑고, 신청서를 제출하니 5분도 안되어서 종이 한장을 주더라. 그게 사업자등록증이었다. 몇개월을 미뤄오던 일이 단 몇분만에 끝나다니...


집에 도착해서 아내에게 사업자등록증을 보여줬다.

"여보, 나 사업자등록증 나왔어. 하하하"

"오늘 당신 생일인데, 내가 너무 큰 선물을 들고 왔네."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었다. 낮에 예쁜 카페를 찾아 함께 커피를 마신 후에 나는 혼자서 세무서를 찾아갔다. 사업자등록이 신청하면 며칠이 걸릴 줄 알았는데, 당일날 처리가 될 줄 몰랐다. 그렇게 아내의 생일 날 회사를 만들었다.


아내는 그 종이 한 장을 보면서 씨익 웃더니 애들한테 자랑을 한다.

"애들아 아빠가 대표님이 되었어."

"와, 정말, 정말? 아빠 사장님 된거야? 나 친구들한테 자랑할래."

(헉! 아들아, 그러지 마라....)




사업자등록을 해서 무엇이 바뀌었을까? 무엇이 바뀔 수 있을까?

바뀐 거 없다고 말하지 말라.

난 지금 좋은 생각들이 마구마구 생겨난다.

어제까지는 그저 일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사업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아이들한테 멋진 아빠가 되고, 고객들의 멋진 성공을 돕고, 세금 많이 내서 대한민국의 부흥에도 기여하는 사람이 되려 한다.


'위즈덤브릿지 (Wisdom Bridge)"

내 회사의 이름이다.


그 이름 그대로, 지혜롭게 성공을 연결하는 사람이 되어보자.

나를 이끌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미래에 만날 모든 분들께도 더욱 감사한다.

성공을 연결하는 멋진 파트너로 함께 하려 한다.


아내의 생일날, 난 회사를 선물했다.

난 오늘부터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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