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02년 나는 한국능률협회에서 주관하는 고객만족 경영대상 수기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 글에는 신입사원 시절 연이틀 지각을 한 후에 있었던 팀장과의 일화를 담았었다.
신입사원 시절 하루는 동기들과 술을 마시고 다음날 늦잠을 잤다. 지각이었다. 신입사원이 지각을 했다. 나는 서둘러 회사를 향하면서도 혼날 것이 걱정되었고, 어떻게 행동할 지 불안함이 가득했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팀장님은 ‘늦었네. 늦지 않도록 해’라는 말로 걱정을 잠재워 주었다.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나는 또 늦잠을 자고 만 것이었다. 출근길은 말 그대로 좌불안석이었다. 한 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그것도 이틀 연속 지각이란 신입사원에게는 기대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죄송한 마음에 고개를 푹 숙이고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불호령이 떨어졌다.
“도대체 뭐하는 거야! 지금 제정신이야!”
사무실을 울리는 큰 소리는 마치 커다란 철퇴로 머리를 맞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불호령에 당황한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당시 사무실에는 20명 남짓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 소리에 그들도 깜짝 놀라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소리를 듣고 자리에 앉아 오전 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지각에 대한 스스로의 질책과 반성도 있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벌거벗겨 진 듯한 모멸감이 너무 컸다.
‘잘못한 것은 맞아. 그런데 팀장이 이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사람들이 나를 어떤 사람을 생각할까? 이 상태로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당시 오전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기억이 나질 않을 정도였다.
점심을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왔는데 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회의실로 오라는 것이었다.
‘뭐라고 하시려는 걸까? 또 혼내려고 부르시는건가?’
복잡한 생각을 안고 회의실에 앉았다. 그리고, 팀장이 말했다.
“아침에는 많이 서운했지? 미안하다.”
당황스러웠다. 혼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나를 달래려 불렀던 것이었다.
내가 출근하기 전에 직원들이 나에 대해서 수근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연 이틀 지각하는 신입사원에게 정신이 나태하고, 기본자세가 안되었다는 내용들이었다고 한다. 팀장은 그냥 내버려 두면 팀원의 이미지가 안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이 큰 소리로 호통을 치고, 다른 사람들이 더 이상 이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못하도록 입막음을 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상황은 반전이 되었다. 직원들은 나를 나무라기 보다 팀장이 너무 지나쳤다는 말을 했고,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 말을 들은 내게 자존심과 모멸감 따위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오히려 팀장에게 감사한 마음이 더욱 커졌을 뿐이다. 팀장의 모습이 어른스럽고 멋지게 느껴졌다.
이 일화를 소재로 글을 썼고 나는 수기공모전에서 큰 상을 받을 수가 있었다.
문득 그 당시의 상황이 2025년에 벌어진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의 방식이 지금에도 유효한 방식일까? 많은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혼난 그 신입사원은 그 때의 나처럼 팀장을 어른스럽고 멋지다고 생각할까?
2000년대 초반은 지금보다는 훨씬 위계질서가 강한 문화였다. 팀장과 선배의 말은 법과 같았고, 후배는 열심히 뛰고 따라야 했던 시절이다. 5공화국의 리더십도 조직 내에 여전히 남아있었던 것 같다. 리더와 선배는 후배의 입장과 생각을 깊게 고려하는 문화가 아니기도 했다. 그런 시절에 팀장이 후배를 위해 본인이 칼을 막고 나서 주었다는 것은 나에게 감동의 순간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5년에도 그 방식이 여전히 유효할까?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때와 같은 팀장의 행동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밀레니얼 시대, 디지털 시대, MZ와 공존하는 시대에 우리는 과연 생각을 갖고 있을까?
나의 생각을 말하기 전에, 다른 이들의 의견도 궁금하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 글을 읽은 분들께서 이 질문에 대한 댓글을 달아주면 좋겠다.
댓글을 모아 이 글의 후반부를 이어가고 싶다.
질문 : 2002년 팀장의 행동은 지금도 유효할까요?
당신의 생각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