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을 쌓으며 행복을 만들어갑니다

누가 사기를 당하는가 (2)

by Kema

어느 날, 카페에서 낯선 닉네임의 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지도 위에 복잡한 표식들이 빼곡히 들어찬 이미지 한 장과,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들이 줄줄이 이어진 불친절한 짧은 설명.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이건 일반 투자자가 쓴 글이 아니었다. 무슨 일을 어떻게 했다는 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여남은 개의 댓글은 감탄과 칭찬 일색이었다. 누군가 대단한 인물이 등장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 사람은 이후에도 비슷한 짧은 글을 몇 차례 더 올렸고, 반응은 점점 뜨거워졌다.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그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다음 글에 대한 절실한 목마름을 댓글에 표현했다. 나는 모르는 용어들을 하나하나 검색해 가며 그의 글을 반복해서 읽었고, 조금씩 그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디벨로퍼'라고 불렀다. 돌이켜보면, 그는 결국 우리가 흔히 시행사라고 부르는 업체의 대표와 같은 일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해 놀고 있는 땅들을 싼 값에 매입하여 전기와 상하수도를 연결하고, 길을 내고 높이를 맞추어 건축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높은 차익을 남기는 일이었다. 그가 올린 복잡한 도면 같은 지도는 토지이용계획서였고, 특정 토지의 이용 및 건축 규제 정보를 담은 지도였다.


사람들의 신망이 두터워지자, 그는 새로이 글 하나를 더 올렸다.


몇 년 전 큰 병을 얻어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모르고, 앓은 뒤로는 일을 접고 종교에 귀의해 파주 외곽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직접 세운 개척 교회가 자신이 떠난 뒤에도 융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교회 명의로 '사업'을 좀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던 차에 훌륭한 카페를 알게 되어 글을 좀 올리게 되었고, 이렇게 진심 어린 반응을 준 사람들과 토지 관련 토론을 나누고 싶다며, 시간 되는 사람들은 함께 커피나 한 잔 하자는 내용이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이런 고수를 직접 만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작가의 이전글자산을 쌓으며 행복을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