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월세살이, 고약한 집주인이 남긴 혹독한 레슨

중년여성성장기-3부8장

by 지식농부

'대치동'이라는 이름표가 주는 묘한 시선


아들 둘의 입시를 위해 발을 들인 강남구 대치동. 그곳에 산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은 달라졌습니다. 돈이 얼마나 많길래 그 비싼 동네에 사느냐는 부러움 섞인 질문부터, 은근한 거리감까지 느껴지곤 했죠. 대학 시절 절친했던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할 때였습니다. 요즘 어디 사느냐는 물음에 대치동이라고 답하자,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대화가 뚝 끊겼습니다. 그 이후로 한동안 친구의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제 목소리에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싶어 하는 거만함이 묻어 있었을까요? 대치동이라는 이름표는 그만큼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대치동 주민이라고 다 같은 형편은 아니었습니다. 부모 대부터 터를 잡은 자산가도 있고, 아이 학군을 위해 무리해서 이사 온 이들도 많았죠. 우리 가족은 소위 말하는 '대전동 주민', 즉 대치동에 전세나 월세로 사는 부류였습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월세를 아끼기 위해 6층 상가 건물에 사우나가 딸린 집을 구했습니다. 번듯한 아파트가 아닌 상가 주택에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고단했습니다.


CCTV 감시와 쓰레기 노이로제


상가 주택 살이는 처음이었는데, 무엇보다 쓰레기 배출이 문제였습니다. 여주인은 미용실로 돈을 벌어 건물을 세운 자수성가형 사장이었는데, 건물 곳곳에 CCTV를 달아 주민들을 실시간으로 감시했습니다. 10가구가 넘는 입주민을 관리하느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들려오는 마이크 잔소리는 견디기 힘든 고역이었습니다. 남들은 대치동에 산다고 부러워했지만, 제 현실은 하루빨리 그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들들의 입시가 끝날 때까지 2년을 버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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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작가. OK지식나눔연구소 소장, 은퇴, 퇴직강사. 분노조절강사, 꽃차강사 중년 여성의 건강, 경제 자립, 정신적 자유를 찾는 여정을 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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