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카오루의 만화 '신부 이야기'

모리 카오루의 만화 '신부 이야기'는 19세기 후반 우즈베키스탄과 이란, 터키 등을 배경으로 하는 만화입니다.

제목처럼 이 만화는, 중앙아시아와 중동 각지의 신부(가톨릭의 그 신부들이 아니라, 결혼식에서 신부)들과 그들의 결혼 생활을 다룹니다. 현재 14권까지 나왔고, 지금도 연재 중입니다.

이 만화의 특징은 압도적인 작화와 디테일한 시대 고증입니다. '작화가 너무 정교해서 애니메이션화가 불가능할 것이다.'라는 말이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또 의복이나 생활상 등의 묘사가 탁월합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당시 서구인들이 중앙아시아를 탐험하면서 남긴 기록들이 많아서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사실 19세기 중앙아시아 생활사에 대하여 이렇게 높은 수준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아니, 어떤 민족의 오래된 생활사에 대하여 자극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들이 몇 있기나 할까요. 오직 모리 카오루라서 가능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 정도의 퀄리티로 다른 시대의 작품들도 몇 편 더 그려내줬으면 합니다.

저 같이 사회학, 인류학을 사랑하는 사회과학도에게 이 만화는 보석과도 같습니다.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고마운 작품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