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느끼기
눈이 내려. 올해 첫눈이.
첫눈이 이렇게 큰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하염없이 내려.
때 이른 큰 눈이 만들어 낸 풍경이 낯설고 흥분돼.
붉은 단풍과 백색의 눈이 만든 아름다움 말이야.
방 한편의 구석에 보관된 카메라가 생각이 났고,
사진을 찍고 싶어졌어.
사람 사진을 찍다가 모자람을 느껴 그만두었고,
풍경을 찍기엔 시간과 정성이 부족했는데…
이게 무슨 미친 생각인가 싶지만,
글을 쓰고 싶어졌어.
글을 쓰는 사람이야 넘쳐난다고 생각했고,
문학적 감각이라곤 영에 수렴한다고 생각했는데…
하늘과 나무 사진을 찍고
글을 끄적이고
대놓고 보여주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누군가와 교감하고 싶은 것.
이게 나이를 먹어가는 건가?
2024년 12월,
첫 눈이 큰 눈이 되어 내리던 날